
훈련로그 W3. 예언자적 소셜비전
문제의 언어를 비전의 언어로 전환하기
0. 들어가기
3주차에서는 2주차 문제분석의 결론인 Weak Link와 Missing Link를 출발점 삼아, 참가자들이 자신만의 소셜비전을 설계하고 선포합니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묻던 분석의 언어를 "무엇이 달라져야 하는가"라는 비전의 언어로 전환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비전은 이후 연구계획서와 정책계획서의 나침반이 됩니다.
1. 같은 문제의 앞면과 뒷면
2주차를 마친 참가자들은 각자의 사회문제에 대해 두 개의 고리를 쥐고 있습니다. 지금 공략 가능한 취약 지점인 Weak Link와, 아직 연구가 부족한 영역인 Missing Link입니다. 3주차는 이 두 고리에서 출발합니다.
소셜비전템플릿은 문제분석템플릿의 쌍둥이입니다. 문제분석이 "왜 이 문제가 생겼는가"를 해부한 문서라면, 소셜비전은 "문제가 해결된 세상은 어떤 모습인가"를 설계하는 문서입니다. 같은 구조를 공유하되 방향이 정반대입니다. 문제배경의 조건들이 변화의 조건으로, 문제의 장에서 드러난 주체와 관계가 변화의 설계로, 문제의 영향과 결과가 기대하는 세상으로 뒤집힙니다.
이 대칭이 의도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비전은 막연한 꿈이 아니라 분석의 거울상이어야 합니다. 문제를 정확히 진단한 사람만이 정확한 비전을 그릴 수 있습니다. 2주차에서 문제의 구조를 드러내는 훈련을 먼저 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2. 소셜비전템플릿의 여섯 단계
소셜비전템플릿은 여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됩니다. 각 섹션은 앞선 섹션의 결론 위에 쌓이며, 마지막에 하나의 선포로 수렴합니다.
변화의 출발점
2주차에서 도출한 Weak Link와 Missing Link를 소셜비전의 나침반으로 고정합니다. 새로운 분석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앞선 작업의 결론을 가져와 "이 지점에서 출발하겠다"고 선언하는 섹션입니다. Weak Link는 소셜비전의 솔루션이 공략할 지점이 되고, Missing Link는 연구가 메워야 할 공백이 됩니다.
소셜비전 소개
핵심 작업은 한 문장입니다. "문제가 해결된 세상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 문장의 주어는 '나'가 아니라 문제의 당사자입니다. 내가 무엇을 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당사자의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담습니다.
그 다음 육하원칙을 이용해 미래의 한 장면을 시각화합니다. 추상적인 목표가 아니라 구체적인 장면이어야 합니다. 특정 인물이 특정 장소에서 특정 행동을 하고, 그 결과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씁니다. 2030년의 어느 날, 누군가가 앱을 열고 숫자를 확인하는 장면처럼요.
변화의 조건
문제분석에서 문제가 발생한 배경 조건을 살폈다면, 여기서는 같은 틀을 뒤집습니다. 세 가지 질문을 던집니다. 현재 구조 중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가. 왜 지금이 변화의 적기인가. 그리고 어디에서 이미 변화가 시작되고 있는가.
세 번째 질문이 특히 중요합니다. 세상에는 이미 내 비전과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작은 변화들이 존재합니다. 이것들을 찾는 일은 두 가지 역할을 합니다. "이 비전이 실현 가능하다"는 증거이자, "나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연대의 확인입니다.
변화의 설계
문제의 장에서 주체들이 어떻게 문제를 만드는지 살폈다면, 여기서는 새로운 제도 하에서 주체들이 어떻게 다르게 행동하는지를 설계합니다. 핵심 주체, 연대 주체, 저항 주체를 구분하되, 저항 주체를 악당으로 그리지 않습니다. 그들이 저항하는 이유에는 나름의 논리가 있고, 그 논리를 이해해야 변화 전략도 현실적이 됩니다.
관계의 변화를 표로 정리한 뒤, 솔루션을 스케치합니다. 솔루션 공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X(솔루션명)은 S(아이디어)로 C(속성)를 갖고 있어 T(당사자)를 B(편익)로 만족시킨다." 지금 존재하지 않는 솔루션을 상상해도 됩니다. 중요한 것은 비전과 솔루션 사이에 논리적 다리를 놓는 것입니다.
기대하는 세상
단기(13년), 중기(35년), 장기(5년 이상)로 변화의 경로를 그립니다. 각 단계가 논리적으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단기가 없으면 중기도 없고, 중기가 없으면 장기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 변화가 실현되었는지 측정할 기준을 세 축으로 설정합니다. 문제가 실제로 해결되고 있는가(효과성), 가장 취약한 사람이 먼저 혜택받는가(형평성), 외부 지원 없이도 유지되는가(지속성).
이 측정 기준은 나중에 연구 가설과 직접 연결됩니다.
소셜비전 선포
모든 분석을 마쳤으면 선포할 차례입니다. 에스겔이 마른 뼈들에게 말했듯, 참가자들도 자신의 소셜비전을 공식적으로 선포합니다. 처음에 적었던 한 문장을 다듬고, 이 비전에서 나의 역할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합니다. 나 혼자 모든 것을 바꿀 수 없습니다. 내가 담당하는 한 부분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3. 나이오트로 소셜비전 그리기 (예시)
2주차에서 공개한 나이오트의 문제분석이 3주차에서 어떻게 소셜비전으로 전환되는지를 예시로 보여줍니다.
출발점의 전환
나이오트의 Weak Link는 경직된 대학원 학과제도와 국책연구기관의 정책지식 생산 독점 구조였습니다. 이것을 공략하면 학위가 아닌 주제와 현장 중심의 유연한 지식 생산이 가능해집니다. Missing Link는 AI 기반 연구 Operating System의 설계와 독립 연구자의 지속 가능한 경제 모델이었습니다.
이 두 고리에서 소셜비전이 시작됩니다. "진심을 가진 누구나 플랫폼 OS를 활용해 연구하고, 사회문제를 실시간으로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안할 수 있는 세상." 문제분석에서 드러난 세 층위(연구-지식-문제해결)의 단절이, 비전에서는 플랫폼으로 연결된 생태계로 뒤집힙니다.
구조의 역전
문제분석에서 도제식 수직 관계와 폐쇄적 정보 흐름이 문제였다면, 소셜비전에서는 모듈화된 협업과 AI 기반의 투명한 오픈 데이터로 전환됩니다. 거대 기관이 자원과 의사결정권을 독점하던 구조가, 플랫폼 생태계 참여자들의 분산 거버넌스로 바뀝니다.
솔루션은 Mizpah 연구 OS로 구체화됩니다. 연구 프로세스를 5개 핵심 모듈로 표준화하고 AI 에이전트를 결합한 지능형 저작 도구입니다. 이 솔루션의 핵심 속성은 저비용 고속 생산, 데이터 기반 엄밀성, 주제 중심의 유연성입니다.
단기적으로는 연구 부트캠프를 통해 플랫폼 연구자 1세대를 양성하고 솔루션 IP를 확보합니다. 중기적으로는 지자체와 협력하여 플랫폼 정부 실증 모델을 구축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지식 생산의 주류 문법이 대학원에서 플랫폼으로 전환되는 세상을 그립니다.
4. 비전에서 계획으로
소셜비전이 완성되면 두 갈래의 길이 열립니다.
문제연구트랙은 Missing Link를 메우는 길입니다. 아직 모르는 것을 밝히기 위해 연구질문을 세우고, 이론과 방법론을 선택하고,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연구계획서가 이 길의 설계도입니다. 연구 레벨에 따라 탐색(Level 1), 심화(Level 2), 전문(Level 3)으로 나뉘며, 핵심은 하나의 연구질문에 집중하되 레벨이 높아질수록 더 엄밀하게 답하는 것입니다.
정책기획트랙은 Weak Link를 공략하는 길입니다. 지금 당장 개입 가능한 취약 지점에 어떤 제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를 구체화합니다. 정책계획서가 이 길의 설계도입니다. 정책 단위(법률, 시행령, 조례 등)와 정책 수단(규제, 정보공개, 보조금 등)을 선택하고, 이해관계자 인터뷰로 검증합니다.
두 트랙은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문제를 깊이 연구한 다음 정책을 설계하는 것이 가장 완결된 접근입니다. Missing Link를 메워서 알게 된 것이 Weak Link를 공략하는 전략의 근거가 됩니다.
5. 나가며
3주차의 진짜 변화는 템플릿의 칸을 채우는 데 있지 않습니다. "나는 어떤 세상을 만들겠습니까?" 라는 질문 앞에 서는 데 있습니다.
2주차에서 문제를 정직하게 직면한 대원들이, 이제 그 문제가 해결된 세상을 자기 언어로 선포합니다. 이 선포는 막연한 소망이 아닙니다. 구조를 분석한 사람이, 그 구조가 뒤집힌 세상을 설계하고, 그 세상을 향해 내가 담당할 한 부분을 명확히 하는 것입니다.
브루그만은 예언자의 두 번째 과업이 "대안적 미래에 대한 상상력을 일깨우는 것"이라고 썼습니다. 비판만으로는 세상이 바뀌지 않습니다. 비판 위에 비전을 세우고, 그 비전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할 때 비로소 변화가 시작됩니다. 대원들의 소셜비전 선포가 바로 그 시작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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