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현장의 연구자, 박찬준 대원
2026 연구탐사대 LAUNCH 컨퍼런스 발표대원 소개
공교육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한 Missing Link를 찾아서
연구탐사대 부트캠프 10기는 연구탐사대의 방향을 정비하고, 완전한 리뉴얼을 거친 뒤 처음 시작한 기수입니다. '진짜 현장에 필요한 지식'을 만들기 위해 커리큘럼을 전면 개편하고 오프라인 훈련과 1:1 코칭을 진행했습니다. 그 시간을 함께해 주신 연구자분들의 고민과 여정을 더 잘 기록하고 싶어, 인터뷰 시리즈로 한 분 한 분 소개합니다. 이번 주자는 찬준 대원입니다.
부산의 한 교실에서 시작된 생각 — 자율적 교육과정의 현장을 접하다
부산 지역 자율적 교육과정의 운영 현황을 살펴보고, 연구 공백을 탐색하는 연구를 합니다.
큰 테마는 교육 불평등, 그중에서도 공교육 분야. 2022 개정교육과정이 전면 시행된 지 2년 차에 접어든 지금, 학생의 진로·학업 수준에 맞춰 다양한 교육을 제공하려는 큰 흐름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흐름이 실제 일선 학교의 풍경까지 닿았는지에 대해, 찬준님은 그렇지 않다고 답합니다. 학교 문화, 교사 개인의 상황, 그리고 제도가 현장을 충분히 헤아리지 못한 지점들이 곳곳에서 마찰을 일으키고 있죠. 대원님은 특히 교사라는 핵심 주체의 자리에서 이 제도의 균열을 들여다보고자 합니다.
왜 이 연구인가요? — "교육의 중심은 학교에 있어야 한다."
대원님이 이 문제 앞에 멈춰 선 순간들은 출장지였던 학교에서였습니다. 에듀테크 스타트업에 종사하며 여러 지역의 학교를 방문하면서 마주한 현실들에는 작은 의구심이 남게 했죠.
"어떤 학교는 20개가 넘는 진로 연계 프로그램이 다양하게 열리고, 학생들이 자신의 진로나 관심사에 맞춰 선택해서 듣는 환경이었어요. 그런데 어떤 학교는 작가와의 만남 같은 특강 한두개가 전부였습니다."
같은 자율적 교육과정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있어도, 학교 문 안의 풍경은 전혀 달랐습니다. 그리고 그 풍경은 학생의 의지나 노력과 무관하게 펼쳐졌습니다. 비평준화든 평준화든, 결국 어느 학교에 배정되는가는 학생의 선택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내 집 주변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배정된 학교의 차이가, 학생의 잘못이 전혀 없는데 교육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거잖아요. 사교육이면 몰라도, 공교육은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에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고민하기 시작했어요."
대원님이 그리는 그림은 두 단계입니다. 최소한으로는 학생의 선택권이 보장되는 환경, 그리고 욕심을 더 내자면 각 학교의 지역적 특성과 역사적 배경에서 우러나오는 매력적인 프로그램들이 만들어지는 풍경. 그 학교, 그 지역에서만 가능한 교육이 있다면 교육불평등, 지역불평등이 희미해지지 않을까 상상합니다.
진짜 빙산은 따로 있었다 — "이건 교사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처음에는 학교 간의 격차로 보였던 문제가, 들여다볼수록 다른 얼굴을 드러냈습니다. 대원님은 이 문제가 풀리지 않는 진짜 이유를 '교사 개인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사회의 시선'에 있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생각해봅니다.
"’사회 문제의 교육 문제화'라는 말이 있더라고요. 사회에 어떤 문제가 생기면 ‘교육을 잘못해서 생겼다'고, 그래서 학교에 새 교육을 또 얹는 방식이요. 딥페이크, 도박, 담배, 심지어 미세먼지 예방 교육까지요."
학교는 어느새 사회의 모든 문제를 대응하게 되었고, 그 부담은 결국 교사에게 흘러갑니다. 학생 수가 줄어든 만큼 여유가 생겼을 거라는 통념과 달리, 현장의 교사들은 행정 업무, 필수 연수, 민원으로 정작 가장 중요한 시간인 학생을 만날 시간을 잃어간다고 합니다.
"기피 업무는 싫은 소리 하기 힘든 선생님, 기간제 교사, 신입 교사에게 몰려요. 예를 들면, 학교폭력 업무가 기간제 교사에게 배정되는 식이죠."
대원님은 그래서 교사 개인의 변화를 요구하는 접근에서는 결코 출구가 나오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교사를 둘러싼 시스템과 제도, 학교 조직 문화 — 그 구조를 함께 바라보지 않으면 어떤 노력도 빙산의 일각을 긁는 일에 그칩니다.
"겉으로 보면 '요즘 애들 문제야', '요즘 선생님들 뭐 한다고 바빠'로 끝나는데, 실제로는 그 밑에 엄청나게 큰 빙산이 자리 잡고 있어요."
이 빙산을 정직하게 마주하기 위해, 대원님은 부산 교육청의 자율적 교육과정 운영 지침과 실제 현장 사이의 괴리, 그리고 그 상황을 교사를 중심으로 바라본 뒤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보려고 합니다.
가장 몰입했던 순간, 그리고 가장 어려웠던 순간

대원님이 부트캠프에서 가장 몰입했다고 꼽은 첫 번째 순간은, 자신의 현장 경험이 학술적 지형 위로 올라간 순간이었다고 말합니다. 자신의 일상에서 마주한 작은 균열이 더 큰 지형 위의 한 점으로 보이기 시작했을 때, 대원님은 비로소 '겉에서 놀고 있다'는 느낌에서 벗어났다고 말합니다.
"현장에 있는 사람으로서, 이 문제가 학술적으로 어떻게 접근되어 왔는지, 또 교육의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어디쯤 위치하고 있는지를 알게 된 게 굉장히 중요했어요."
두 번째로 몰입한 순간은 오프라인 워크숍 자리였습니다. 비대면이라면 개인 작업에 머물렀을 시간이, 같은 자리에 모인 동료들의 입을 빌려 새로운 관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진짜 오래 고민했는데도 '왜 내가 저 생각을 못했지' 싶은 게 — 교육과 전혀 관련 없는 분들의 입에서 나오는 거예요. 그런 관점이 사실 꼭 필요했고, 정말 소중했습니다."
반면 어려웠던 순간은, 다른 참여자분들과도 공통된 부분이었습니다. 매주 돌아오는 일정 속에서 본업의 바쁜 시기와 부트캠프 과제가 겹칠 때,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사고방식을 익혀야 했을 때입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차라리 2박 3일 캠프로 가둬놓는 게 낫겠다"라고도 말씀하셨어요. 연구는 결국 본인이 끌고 나가야 진행되는 일이기에, 일상의 시간을 비워두는 일이 가장 큰 과제이기도 했습니다.
"연구 생태계에서 사고하는 방식과 현장에서 사고하는 방식이 전혀 달라서요. 초보자로서 논문이나 보고서를 읽는 게 좀 버거웠어요."
미래 교실의 모습 — "교무실이 아니라, 학생 곁에 있는 선생님"
"교사가 본인의 교육적 소신에 따라 교육 활동을 수행하는 모습. 그게 제가 상상하는 미래의 모습이에요."
대원님이 꿈꾸는 교실은, 어쩌면 그가 학창 시절에 만났을 법한 풍경에 가깝습니다. 지금 학교에는 '소신'이라는 단어 자체가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그는 말합니다.
"선생님이 교무실에 있지 않고 학생 곁에 있는 모습. 그게 되게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행정 업무에 묶여 컴퓨터 앞에 더 오래 앉아 있게 되는 교사가 아니라, 학생 곁에서 더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교사. 이 풍경이 이번 연구의 가장 멀고도 또렷한 목적지입니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연구자는 함께 할 동료를 만들어내는 사람
대원님이 꼽은 예언자적 연구자의 키워드는 '활력'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혼자가 아니라 함께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죠.
"영웅 한 명의 등장을 바라는 것보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희망적인 세상을 만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요."
부정적으로 사회를 끌고 가려는 힘과 긍정적으로 끌어올리려는 힘이 끊임없이 부딪히는 시대. 여러 사회 문제를 두고 "왜 여전히 이 모양이냐"고 툭 던지는 말들 앞에서, 그래도 이 선을 유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필요했는지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고 합니다. 균형 자체가 이미 충분한 의미를 가진다고 그는 말합니다.
대원님은 현장에서 마음의 짐을 얻고 왔던 날이 한두번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부족함 위에 얹어 왔던 그 짐들의 무게가 대원님으로 하여금 현장에 더 잘 스며들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듭니다. 그는 누군가의 삶을 다루는 문제 해결사들은 의사들 못지 않게 오랜 수련 과정과 끊임 없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교실 안 작은 동료들을 길러내는 대원님을 응원합니다
대원님의 연구는 정책을 바꾸기보다, 그 정책이 실제로 닿는 한 사람 한 사람 — 현장에 있는 교사들의 자리에 시선을 둡니다. 그리고 그 시선의 끝에는, 교사가 다시 학생 곁으로 돌아갈 수 있는 교실, 학생이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 있는 교실의 풍경이 놓여 있습니다. 그가 그리는 모습은 화려한 무대 위 주인공의 자리가 아니라, 무대를 지탱하고 다음 주인공의 등장을 응원하는 자리입니다. 그 자리에서 대원님은 이미 자기만의 활력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어떻게 하면 현장에 더 잘 스며들 수 있을까. 그걸 계속 고민할 거예요."
대원님의 발걸음을 응원하며, 그가 뿌리는 씨앗이 부산의 한 교실에서부터 우리 공교육 전체로 퍼져나가는 풍경을 함께 그려봅니다.
부트캠프 10기 최종성과공유회
26년 6월 3일, 부트캠프 10기 대원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 솔루션 IP를 발표합니다. 12주 동안 연구를 배우고, 직접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자신만의 솔루션 IP를 만든 3명의 대원들. 이들의 발표를 듣고, 후속 연구를 위한 피드백을 해주세요!
- 날짜: 6월 3일(수) 15시 - 18시30분
- 장소: 헤이그라운드 서울시작점
- 참가신청링크: https://tally.so/r/7R12xZ
- 참가비: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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