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정과 불신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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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보고서는 서울시립대학교 RISE사업단이 발주하고 (주)나이오트가 수행한 서울RISE 지역현안문제해결 「로컬임팩트솔루션 세부주제 도출 연구」(2026. 6. 5 ~ 7. 22)의 참여자 연구 산출물입니다. 저작권은 각 연구진에게 있으며, 나이오트는 발주기관의 동의를 얻어 웹 재편집본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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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우리 팀은 모든 팀원이 주택가 자취 경험이 있다. 네 사람이 연구 주제 회의를 위해 동아리 방에 모인 6월의 어느 날, 한 팀원이 물었다. "너네 솔직히 쓰레기 분리배출 규정 잘 지키는 편이야?" 이 물음에서 시작된 경험담은 의외의 깨달음으로 이어졌다. 팀원 모두가 사소하지만 최소 한두 번은 규정을 지키지 않은 경험이 있었던 것이다. "나는 쓰레기 버리는 날이 아닌데, 본가 내려가야 해서 그냥 그 날에 쓰레기 버린 적 있어." "나는 대형폐기물 스티커 필요한지 모르고 그냥 버린 적 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잘못한 거더라고." "솔직히 규정을 단 한번도 어기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 각자 다른 이유지만 폐기물 처리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경험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우리는 다른 주택가 주민들도 그럴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회의를 마치고 함께 집에 가는 길, 전농동의 한 주택가 골목 쪽으로 걸으며 우리 네 사람은 놀라운 광경을 목격했다. 규정에 맞지 않게 오배출된 쓰레기가 너무 많았다. 규정에 따르면 공식 배출일은 월, 수, 금이었지만 목요일에 종량제 봉투들이 주택 앞에 버젓이 나와 있었다. 골목 하나에 우리가 본 것만 해도 5-6개 이상이었다. 펼치지 않고 배출된 종이 박스들은 바닥 습기에 축축하게 젖어 있었고, 검정 봉투 사이로 보이는 배달 용기들은 제대로 세척되지 않아 빨간 양념이 그대로 묻어 있었다. 심지어, 한 주택 앞 재활용 폐기물 봉투에는 '수거 거부'라고 적혀 있었으며 옆의 봉투에는 동대문구 청소행정과의 경고문이 붙어 있었다. 이러한 오배출된 쓰레기들 중 일부 음식물쓰레기 봉투는 훼손되어 벌레와 비둘기가 모여드는 등 코를 찌르는 악취와 위생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었다.
이날 실제로 많은 주택가 거주자들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고, 동시에 '왜?' 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한 두 명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키지 않는 규정에는 이유가 있다. 개인의 문제라기에는 다수의 사람들이 비슷한 패턴으로 오배출하고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주민 개인의 규정 미준수 문제로만 볼 수 없으며, 안내 체계의 미흡이나 실제 현장 실태와 공식 규정 간의 차이 등 여러 구조적인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따라서 우리 팀은 전농2동과 답십리1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생활폐기물 규정 미준수 문제의 원인을 파악하기로 했다.
주택가 폐기물 배출 문제로 가장 직접적인 고통을 겪는 당사자는 주택가의 골목과 생활환경을 공유하며 살아가는 주민들이다. 이들은 매일 집을 드나들며 골목에 배출된 생활폐기물을 가장 가까이에서 마주한다. 저녁 배출 시간 이후부터 다음 수거일 밤에 수거가 완료될 때까지 골목에는 시간대를 가리지 않고 종량제봉투와 재활용품, 음식물쓰레기가 놓여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분리배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악취와 해충이 발생하며, 이는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더욱 악화시킨다. 좁은 골목과 주택이 밀집된 구조에서는 이러한 문제가 특정 가구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근 주민 전체의 생활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이들은 폐기물을 배출하는 배출 당사자이면서도 동시에 타인의 부적절한 배출 행위로 인한 피해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피해 당사자이다.
이 문제를 지금 해결해야 하는 이유는 주택가의 생활환경 악화가 일시적인 불편이 아니라 주민들이 매일 반복적으로 겪는 일상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겪는 고통은 '단순히 집 앞에 쓰레기가 놓여 있다'에 그치지 않는다. 특히 여름철에는 음식물쓰레기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날벌레, 해충으로 인해 창문을 열기 어렵고, 집 앞을 지날 때마다 불쾌감을 느끼는 일이 반복된다. 또한 오배출된 폐기물이 골목을 점유하면 보행에 불편을 초래하고 골목길과 주택가의 미관을 훼손하여 주거환경에 대한 만족도를 크게 저하시킨다. 이처럼 주거환경에 대한 만족도를 저하시키는 요인들은 주민들의 삶에 대한 행복감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김지영⋅전희정, 2019)
더 나아가 이러한 문제는 주민 간 갈등을 심화시키고 분리배출 규정과 관리 체계에 대한 신뢰를 저하시키는 원인이 된다. 골목에 쓰레기가 쌓이면 누가 버렸는지를 두고 서로 책임을 전가하거나, 새로운 입주자를 문제의 원인으로 지목하는 등 주민 간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반면 규정을 성실하게 지키는 주민은 반복되는 오배출과 무단투기를 보면서 실제 개선이 이루어지지 않는 모습을 경험하게 되고, 점차 분리배출 규정과 관리 체계에 대한 신뢰를 잃게 된다. 결국 주택가 폐기물 배출 문제는 단순한 청결 문제가 아니라 공동체 관계를 약화시키는 사회적 문제로 확장된다.
[출처: 김지영⋅전희정, 2019, "서울시 거주 가구의 도시위험인식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 주거환경만족도의 매개효과를 중심으로", 한국행정연구 28(4), 218.]
주택가 폐기물 문제는 단순히 쓰레기가 쌓이는 환경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의 일상을 지속적으로 침식하는 생활 문제이다. 좁은 골목길과 문전수거 방식이 유지되는 전농동·답십리동에서는 정해진 시간과 장소를 벗어난 배출, 분리배출 오류, 장기간 방치된 쓰레기가 반복적으로 발생한다. 그 결과 악취와 해충이 발생하고,골목을 지나는 주민들은 불쾌감과 위생 불안을 일상적으로 경험한다. 문제는 이러한 환경이 단순한 불편을 넘어 "어차피 이 골목은 원래 지저분하다", "나 하나쯤은 괜찮다"는 인식을 만들어낸다는 점이다. 한 사람의 오배출은 다른 주민의 오배출을 정당화하고, 깨끗하게 배출하려는 주민마저 규칙을 지키려는 동기를 잃게 된다. 결국 폐기물 문제는 공간의 위생뿐 아니라 공동체의 신뢰와 생활 질서까지 약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이 문제에는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주민은 폐기물 배출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악취, 미관 훼손 등으로 피해를 받는 피해자이기도 하다. 수거업체는 좁은 골목과 무분별한 배출로 인해 더 많은 노동과 안전상의 부담을 감수해야 하며, 지방자치단체는 민원 처리와 추가 수거, 청소 예산 증가라는 행정적 부담을 떠안는다. 또한 올바르게 배출하는 주민은 그렇지 않은 주민 때문에 동일한 생활환경 피해를 경험하면서도 규칙 준수에 대한 보상을 체감하지 못한다. 이러한 구조에서는 단순히 개인의 시민의식 부족만을 원인으로 볼 수 없다. 물리적 환경, 수거 체계, 정책 운영, 주민 인식이 서로 영향을 주며 문제를 재생산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특정 주체를 비난하는 접근이 아니라, 이해관계자 간 상호작용과 구조적 요인을 함께 살펴보는 연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이 문제를 '지금' 연구해야 하는 이유는 현재의 배출 문화와 정책에 대한 인식이 앞으로의 생활 규범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반복되는 오배출과 정책 불신을 방치한다면 주민들은 규칙을 지켜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고 인식하게 되고, 이는 공동체 전체의 분리배출 신뢰와 정책 수용성을 더욱 약화시킬 수 있다. 반대로 지금은 개입의 기회이기도 하다. 생활폐기물 감량과 자원순환 정책이 강화되고, 주민 참여형 환경관리와 지역 맞춤형 행정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현장의 실제 문제를 분석하고 주민의 경험을 반영한 개선방안을 제시한다면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전농동과 답십리동처럼 전형적인 노후 주택가에서 도출된 결과는 유사한 도시 주거지역에도 적용 가능한 시사점을 제공할 수 있으며, 폐기물 관리 정책이 단순한 청소 행정을 넘어 주민 신뢰와 공동체 회복을 위한 정책으로 발전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다.
문제분석
| 구분 | 있는 것 | 없는 것·부족한 것 |
|---|---|---|
| 안내·규정 | 분리배출 방법 및 배출시간 안내, 무단투기·과태료 경고문, 경고등, 양심거울, 관련 배출 규정 | 세부 품목의 배출 방법을 한곳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정보 제공 및 현장 안내 관리체계 |
| 관리 주체 | 환경부와 지자체 담당 공무원, 자원순환 분야 연구기관 및 전문가 | 주민의 혼란과 의견을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기존 자원을 조정·연결하는 소통체계 |
| 수거·처리 인프라 | 폐기물 수거업체, 소각장 운영업체, 폐기물 처리업체와 관련 처리시설 | 수거 이후의 처리 과정과 규정 집행 결과를 주민에게 알리는 정보 공개 및 피드백 체계 |
전농2동과 답십리1동 주택가에는 폐기물의 올바른 배출과 무단투기 방지를 위한 기본적인 자원과 인프라가 마련되어 있다. 현장에는 분리배출 방법과 배출시간을 알리는 안내문, 무단투기 및 과태료 경고문, 경고등과 양심거울 등이 있으며, 생활폐기물을 수거·운반하는 폐기물 수거업체와 종류별 폐기물을 처리하는 소각장 및 폐기물 처리시설도 운영되고 있다. 또한 환경부와 동대문구 청소행정과 등 행정기관이 관련 규정과 정책을 마련하고, 자원순환 분야의 연구기관과 전문가들이 제도 개선을 지원하고 있다.
즉, 이 지역에는 폐기물 배출을 관리하기 위한 규정, 안내 수단, 행정 주체, 수거·처리업체가 모두 존재한다. 따라서 문제는 폐기물 관리체계 자체가 전혀 없어서 발생한다기보다, 이미 마련된 자원들이 주민의 실제 배출 상황에서 충분히 연결되고 활용될 수 있는지에 있다. 특히 다양한 폐기물의 배출 방법을 한곳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통합 정보도구, 현장 안내를 지속해서 점검·관리하는 체계, 수거 이후의 처리 과정을 주민에게 보여주는 정보 공개 수단, 실제 제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소통체계는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따라서 현장에 추가로 필요한 것은 새로운 규정이나 경고 시설의 단순한 확대보다, 기존 자원을 효과적으로 연결하는 인프라이다. 주민이 필요한 정보를 즉시 확인하고, 배출 이후의 처리 과정과 규정 집행 결과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적 정보 제공 및 관리체계가 핵심적으로 요구된다.
본 연구의 주요 당사자는 전농2동과 답십리1동 주택가 거주민, 동대문구 청소행정과, 생활폐기물 수거업체, 건물주·관리사무소 등 현장 관리주체이다. 전농동과 답십리동의 면적은 총 3.71 ㎢ 로 동대문구 전체 면적의 26.2%를 차지하며, 전농동 49,373명과 답십리동 54,394명을 합한 총인구는 103,767명으로 동대문구 전체 인구의 약 30%에 해당한다. 외국인 인구 비율은 약 2%로 높지 않은 편이며, 60세 이상 인구는 전농동 약 30%, 답십리동 약 48%로 고령화 경향이 나타난다.
[출처: 2025 동대문구 통계연보 및 행정안전부 행정동별 주민등록 인구 및 세대현황]
각 당사자는 동일한 폐기물 배출·수거 과정에 참여하지만 역할과 입장은 서로 다르다. 거주민은 규정에 따라 폐기물을 배출해야 하며, 청소행정과는 배출 규정 안내, 수거업체 관리, 무단투기 단속과 과태료 부과를 담당한다. 수거업체는 배출된 폐기물을 수거하고 종류별 처리시설로 운반하며, 건물주와 관리사무소 등은 배출장소와 현장 안내를 관리한다. 주민은 분리배출 이후의 수거·처리 과정을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반면, 수거업체는 주민의 혼합배출과 배출시간 위반으로 인한 작업 부담을 경험한다. 청소행정과는 공식 배출 기준과 과태료 제도를 운영하지만, 관련 정보가 여러 홈페이지와 게시판에 분산되어 있고 현장에는 훼손되거나 최신 기준과 다른 안내문이 남아 있어 정보가 충분하고 일관되게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난다. 이처럼 주민은 수거와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을 가질 수 있고, 수거업체와 행정기관은 주민의 규정 미준수를 주요 문제로 인식하는 등 당사자 간 입장 차이가 존재한다.
최근에는 배달음식과 포장 소비의 확대로 음식물이 묻은 배달용기, 아이스팩, 빨대 등 배출 방법을 판단하기 어려운 품목이 다양해졌다. 주민의 정보 획득 방식도 길거리 안내문이나 관리사무소 안내뿐 아니라 포털 검색, 유튜브 등 온라인 경로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고령 인구가 많은 지역적 특성을 고려할 때 온라인 중심의 정보 제공만으로 모든 주민에게 규정을 효과적으로 전달하기는 어렵다. 반대로 현장 안내는 훼손·노후화되거나 세부 품목 정보를 충분히 담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변화한 생활환경과 주민 구성에 맞는 정보 전달과 관리 방식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주택가 생활폐기물 배출과 관련된 기준은 「폐기물관리법」,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폐기물 관리 조례」,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폐기물관리 시행규칙」에 근거하고 있다. 먼저 「폐기물관리법」은 생활폐기물을 종류별로 구분하여 배출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일반생활폐기물은 종량제봉투를 사용하여 배출하고 재활용 가능 폐기물은 품목별 분리배출 기준에 따라 구분하여 배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또한 배출기준을 준수하지 않거나 혼합 배출하는 경우에는 법령에 따라 제재를 받을 수 있도록 규정함으로써 생활폐기물의 적정한 처리와 환경 보전을 위한 기본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폐기물 관리 조례」는 폐기물의 배출기준을 위반하거나 무단투기한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며, 주민 신고를 통한 포상금 제도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폐기물 배출기준의 준수와 올바른 분리배출을 유도하고, 배출기준을 위반하는 행위에 대한 제재 근거를 마련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폐기물관리 시행규칙」에서는 생활폐기물의 배출 요일, 배출 시간, 배출 장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주민은 지정된 배출 요일에 18시부터 21시까지 생활폐기물을 자기 집 앞에 배출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은 생활폐기물의 장시간 방치를 방지하고 원활한 수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마련된 것으로, 주민들이 동일한 기준에 따라 생활폐기물을 배출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실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우리가 중점적으로 연구한 답십리 1동과 전농 2동의 배출 요일은 월, 수, 금이고 배출 시간은 18시에서 21시로 규정되어 있다.
[출처: 「폐기물관리법」,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폐기물 관리 조례」,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폐기물관리 시행규칙」]
본 연구에서 폐기물 배출 문제에 연루된 주요 행위자는 전농ㆍ답십리동 주택가 주민, 지자체(동대문구청 청소행정과), 그리고 쓰레기 수거업체 및 폐기물 선별·분류업체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입장에서 문제에 접근하며, 상이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다.
전농ㆍ답십리동 주택가 주민은 폐기물을 직접 배출하는 주체이자, 악취·벌레·미관 저하 등으로 피해를 겪는 당사자이다. 주로 안내문, 온라인 홈페이지, 관리사무소 등을 통해 폐기물 배출 관련 정보를 얻고, 불편이 발생하면 민원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이해하기 쉽고 일관된 규정, 다른 행위자도 규정을 준수한다는 신뢰, 쾌적한 주거환경이다. 다만 현장에서 폐기물 배출 관련 규정이 잘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규정에 대한 안내가 부족하여 규정을 잘 모르고 있거나 규정 자체에 대해 불편을 겪고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동대문구청 청소행정과는 배출 기준 안내, 무단투기 단속, 과태료 부과, 수거업체 관리·감독, 주민 민원 처리를 담당하는 행정 주체이다. 규제를 결정하고 집행할 권한을 가지고 있지만, 담당자가 모든 골목과 배출 현장을 직접 확인하기 어렵고 제한된 인력과 예산으로 반복되는 민원에 대응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주민의 생활 습관과 수거업체의 작업 여건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어 단순히 안내나 단속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현재 청소행정과는 안내문 배포, 현장 점검, 민원 처리, 수거업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주민의 자발적인 규정 준수와 민원 감소, 안정적인 수거 체계의 유지이다.
쓰레기 수거업체 및 선별·분류업체는 배출 현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경험하는 주체이다. 이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넓은 지역을 수거해야 하며, 혼합 배출, 동대문구 내 자체 자원센터 부재, 좁은 골목, 오배출 폐기물 등으로 작업 부담과 안전 위험을 겪는다. 선별·분류업체 역시 재활용품과 일반폐기물이 제대로 구분되지 않은 상태로 반입될 경우 추가적인 인력과 시간이 필요하고, 오염이 심한 폐기물은 재활용이 어려워지는 문제를 겪는다. 이들은 현장 상황에 따라 수거 여부를 판단하고, 수거된 폐기물을 가능한 범위에서 선별·분류하며, 반복되는 문제는 구청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주민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분리배출이 이루어지고, 수거와 선별 과정에 적용할 수 있는 명확하고 현실적인 기준이 마련되어 작업 부담과 처리 비용이 줄어드는 것이다.
데스크 리서치로 확인된 동대문구 쓰레기 배출 규정에 따르면 쓰레기 배출시간은 18시부터 21시까지이고 배출 장소는 내 집 앞에 배출해야하며, 배출 방법으로는 생활 쓰레기는 종량제 규격 봉투를, 음식물 쓰레기는 음식물 쓰레기 봉투를, 재활용품은 투명 봉투를 사용해야한다. 폐비닐, 투명 페트병은 월,수,금 배출동은 금요일에, 화,목,일 배출동은 목요일에 배출해야 한다. 폐기물관리법과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폐기물 관리 조례 시행규칙에 따라 쓰레기를 오배출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이러한 규정을 잘 지킨다면 주택가도 항상 깨끗하지 않을까? 라는 기대감이 있었다.
그러나 첫 현장 답사에서 마주한 풍경은 이러한 기대와는 달랐다. 배출 시간과 요일이 아님에도 쓰레기는 나와 있었고, 오배출된 쓰레기에서는 파리가 꼬이는 등 규정대로라면 발생하기 어려운 모습이 반복적으로 보였다. 따라서 가장 처음 든 생각은 규정이 실생활과 맞지 않아서 이런 문제가 생기는 건가? 라는 의문이었다.
우리는 이 장면들을 보며 몇 가지 의문을 적어 두었다. 주민들이 규정을 몰라서인지, 알고도 현실적인 이유로 따르지 못하는 것인지, 분리 배출 규정에 대한 안내가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시스템 자체가 규정과 다른 행동을 유도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결국 조례나 안내문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설명해 주지만,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는 설명하지 못했다. 그 간극이 어디에서 비롯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문헌을 넘어 실제 배출 현장과 주민, 수거 과정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 지점이 데스크리서치의 한계이자 현장 조사가 필요한 이유라고 보았다.
주택가 쓰레기 오배출은 단순히 거리가 지저분해지는 문제를 넘어 주민, 지방자치단체, 환경미화원, 지역 상권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게 경제적·사회적 손실을 발생시킨다.
가장 직접적인 피해자는 주민이다. 지정된 장소와 시간에 배출되지 않은 생활폐기물은 수거가 지연되거나 남겨져 골목에 장기간 적치되며, 악취와 해충을 유발하며, 주민들은 일상적으로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셉테드(환경설계를 통한 범죄예방 건축설계기법)의 관점에서도 쓰레기가 장기간, 다량으로 방치되는 곳은 우범지역으로 인식되어 치안에 대한 불안이 발생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피해는 특정 개인에게 국한되지 않고 해당 지역 주민 전체가 반복적으로 경험하는 생활환경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지자체와 쓰레기 수거·선별업체도 손해를 본다. 규정에 맞지 않는 배출이 반복되면 동대문구청 청소행정과는 민원 응대, 현장 확인, 안내와 단속 등에 추가적인 행정력과 시간을 투입해야 한다. 수거업체는 현장에서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에 반복적으로 직면하며, 잘못 배출된 폐기물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작업 부담이 커질 수 있다. 폐기물 선별·분류업체 또한 혼합되거나 오염된 폐기물을 추가로 구분해야 하며, 재활용 가능한 자원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오배출은 시간이 지날수록 스스로를 반복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한곳에 쓰레기가 쌓이기 시작하면 주민들은 그곳을 자연스럽게 '쓰레기를 버리는 장소'로 인식하게 되고, 다른 사람들도 그곳에 쓰레기를 버리게 된다. 또한 "어차피 수거할 때 다 섞는다", "다른 사람도 규칙을 안 지킨다", "단속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 분리배출과 배출 규칙을 지킬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 결과 기존에는 규칙을 지키던 주민들까지 점차 오배출에 동참하게 되고, 지역 전체의 규범 준수 수준이 낮아진다.
이 과정에서 행정기관은 늘어나는 민원을 처리하고 청소와 단속에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그러나 주민들의 신뢰와 규칙 준수 의식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결국 오배출 → 생활환경 악화 → 행정에 대한 신뢰 저하 → 규정 준수 감소 → 오배출 증가라는 악순환이 반복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문제는 더욱 고착된다.
이 문제의 원인을 묻는다면 대부분의 사람들과 언론은 '거주민의 귀찮음'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연구를 시작할 당시 우리 팀 역시 이를 가장 큰 원인으로 예상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종이 위의 규칙을 배출자가 그대로 지키기만 하면 되는 단순한 문제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해석은 문제의 원인을 개인의 특성으로 단순화하여 파악하는 경향을 반영한다. 이는 다른 사람의 행동을 설명할 때 상황적 요인보다 개인의 성격이나 성향을 과도하게 강조하는 인지 편향인 근본적 귀인 오류와도 연결된다. 주택가 폐기물 문제가 거주민의 행동으로 나타난다는 이유만으로, 그 원인을 거주민의 귀찮음이나 시민의식 부족으로 쉽게 결론짓는 것이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것처럼, 한두 명이 아닌 다수의 사람이 반복적으로 지키지 않는 규정에는 그만한 이유가 존재한다. 실제로 현장에서는 많은 거주민이 유사한 방식으로 규정을 위반하여 오배출하고 있었으며, 이러한 현상을 해당 주택가 거주민들의 시민의식이나 도덕성 부족만으로 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따라 우리 팀은 주택가 폐기물 문제의 원인을 '실생활에 맞지 않는 규정과 규정에 관한 실효성이 떨어지는 안내'로 설정했다. 다수의 거주민이 동일한 규정을 지속적으로 지키지 않는다면,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규정 자체 또는 규정이 전달되는 방식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우리 팀은 전농2동과 답십리1동 주택가 거주민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길거리 설문조사를 실시했으며, 분리배출 규정이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안내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장답사도 함께 진행하였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이 가설은 부서졌다.
데스크 자료만으로는 주택가 폐기물 문제의 심각성을 체감할 수 없다. 통계자료만으로는 '쓰레기가 줄어들고 있잖아, 그럼 해결되고 있는 거 아니야?'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규정을 어기고 배출된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악취, 봉투 사이사이에 빼곡히 들어앉은 파리, 무단투기에 고통받는 주민들의 살벌한 경고문 등은 그곳에 직접 가야만 오롯이 느낄 수 있다.
더불어 주택가 폐기물 배출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가설을 검증하는 데 한계가 있다.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폐기물 관리 조례 및 시행규칙과 같은 법제도 자료는 현재의 규정를 설명하지만, 이러한 규정이 실제로 주택가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규정을 주민들이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대한 정보는 제공하지 않는다. 또한, 기존 문헌 자료는 행정의 실효성 확보 수단에 대한 평가와 과제를 다루지만, 이것이 실제 폐기물 배출 현장에서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인 사례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따라서 종이 자료는 규정의 존재를 알려줄 뿐, 현장에서의 적용 양상과 그로 인한 문제점을 직접적으로 드러내지 못한다.
특히, 주택가에서 폐기물 배출 규정의 정보를 전달하는 가장 강력한 매체인 '골목길 안내문'이 위치마다 내용이 상이하다는 문제는 지방자치단체의 실제 규정 운영 방식과 주택가 현황을 직접 관찰해야만 파악할 수 있으며, 관련 규정이나 문헌 자료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또한, 지금의 규정을 시행한지 15년 가량이 지났고, 과태료에 대한 기준도 빼곡한데 주택가 폐기물 문제는 왜 계속 반복되는가에 대한 이제까지 밝혀지지 않은 '진짜 원인'을 책상 위에만 앉아서는 알아낼 수 없다. 현장 정보는 데스크 자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진짜 고통'의 '진짜 원인'을 밝히는 데 필수적이다.
연구계획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현장으로 가야 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특히 폐기물 배출 문제는 생활 밀착형 문제이기 때문에 자칫하면 개인의 문제로 치부될 수 있다. 따라서 어떤 지점에서, 왜, 어떻게 그 문제가 발생하는지 명확히 짚을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다섯가지의 질문을 세웠다.
- 현장 실태: 실제로 전농동, 답십리동의 거주민은 얼마나 폐기물 오배출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 겉보기에 지저분하고 쓰레기가 많다는 건 정확한 분석이 되지 못한다. 구체적인 수치가 필요하다.
- 규칙(현장): 현재의 규정이 전농동, 답십리동에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고, 실효성이 있는 규정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요소를 충족해야 하는지 모른다. 매주 정해진 요일에 18시~21시 문전배출, 주민들은 모두 이 규정에 만족하는지, 만족하지 않는다면 어떤 지점을 바꾸어야 문제가 해결되는지 알아야 한다.
- 행위자: 각 이해관계자가 폐기물 배출에 대해 어떤 문제를 겪고 있고, 각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모른다. 이해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수거업체, 거주민으로 다양하다. 그들은 이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각자 대응하고 있다면 대응하고 있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들이 해결하지 못한 '진짜 원인'을 찾으려면 이 지점이 필요하다.
- 규칙(현장): 전농동, 답십리동 거주자들은 폐기물 오배출에 대한 제재를 인지하고 있을까? 폐기물 오배출의 대표적인 공식 제재수단은 과태료이다. 실제 과태료 부과 실태에 비교하여 주민들은 이 과태료에 대해 어떻게 인식하는지 알아야 '최선의 수단'을 찾을 수 있다.
- 진짜 원인: 현재 폐기물 배출 규정에 대한 안내의 실효성이 어느정도인지 모른다. 사전 현장 답사에서 벽면에 붙은 안내문을 목격할 수 있었지만, 그 안에 내용이 주민들에게 닿았는지는 직접 그들에게 물어봐야만 알 수 있다.
이 질문들은 단순히 폐기물 오배출 현상을 확인하는 것보다, 현재의 제도와 현장이 왜 맞물리지 않는지를 밝히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오배출 실태를 수치로 파악하는 것을 시작으로, 규칙의 실효성, 이해관계자의 인식과 대응, 제재 및 안내의 효과를 함께 분석하여 문제의 원인을 다각도로 규명하려는 구조를 갖는다.
가장 힘을 실은 부분은 '진짜 원인 규명'이다. 특히 규칙의 실효성, 과태료 인식, 안내문의 전달 효과 등 제도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검증하려 한다. 즉, 이 연구의 핵심은 오배출 자체가 아니라 왜 현재의 관리체계가 오배출을 줄이지 못하는지 그 구조적 원인을 밝히는 것에 있다.
기존 연구 명제는 '사람들의 실생활에 맞지 않는 규제와 실효성이 부족한 안내로 인해 주택가 쓰레기 문제가 발생한다'이다. 핵심 연구 질문은 '사람들이 실천하기 어려운 규제라서 규정을 지키지 않는 것인지, 혹은 충분한 안내를 받지 못해 규정을 잘 인지하지 못해 지키지 않는 것인지'로 좁혀졌다. 즉, 사람들이 인지를 하고 있으나 지키기 어려운 것인지, 불충분한 안내로 인지하지 못하는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현재 쓰레기 규정과 안내에 관한 빈틈을 찾아내어 폐기물 규정 미준수를 감소시킬 실질적인 해결방안을 도출하고자 했다.
먼저 현재 쓰레기 문제 심각성과 어떤 피해를 주는지, 규정을 사람들이 얼마나 인지하고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현장 스크리닝을 통해 전농동과 답십리동의 폐기물 배출 문제에 영향을 미치는 공간적 특성, 현재 규정 안내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또한, 사람들이 규정에 대하여 얼마나 알고 있는지, 어떻게 안내를 받는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다. 이해관계자가 폐기물 배출 문제에 대해 겪는 어려움과 대응 방식, 거주자들의 폐기물 배출 위반 제재 인지 여부, 안내의 혼재와 일관성 부족이 쓰레기 무단투기로 이어지는지 등 다양한 측면에서 폐기물 배출 문제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한다.
기존의 폐기물 분리배출 관련 규정 및 무단투기에 관한 선행연구를 검토한다. 이를 통해 올바른 분리배출을 저해하고 무단투기를 유발하는 개인적·사회적·심리적 요인(도덕적 해이, 규제 인지 부족, 편의성 추구 및 동조 효과 등)을 분석하여, 규제와 실제 배출 행태 간의 괴리가 발생하는 심리적 근거를 파악한다. 이어서 현재의 폐기물 관리 규제가 구축된 법적 근거와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폐기물 관리 조례 」 및 동 시행규칙을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이를 기초로 현행 자치법규가 주민의 심리적·행동적 특성을 반영하고 있는지, 그리고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하기 위해 갖추어야 할 요건을 문헌 연구를 통해 탐색한다.
| 방법 | 대상ㆍ범위 | 채우려는 빈칸 |
|---|---|---|
| T1 정점관찰 | 전농2동과 답십리1동의 주택 밀집 구역 | 실제로 전농동, 답십리동의 거주민은 폐기물 오배출을 하고 있을까? |
| T7 문헌 데스크리서치 | 규정의 실효성에 대한 연구 | 실효성이 있는 규정이 되기 위해서 충족해야 하는 요건은 무엇인가? |
| T2 인터뷰 | 주민, 수거업체 | 각 이해관계자가 폐기물 배출에 대해 어떤 문제를 겪고 있고, 각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
| T2 인터뷰 & T4 길거리 설문조사 | 주민 | 주민들은 폐기물 오배출에 대한 제재를 인지하고 있을까? |
| T1 정점관찰 & T2 인터뷰 & T4 길거리 설문조사, 온라인 설문조사 | 전농2동과 답십리1동의 주택 밀집 구역 & 주민 | 현재 폐기물 배출 규정에 대한 안내의 실효성은 어느정도인가? |
먼저 '실제로 전농동, 답십리동의 거주민은 폐기물 오배출을 하고 있을까?'라는 물음을 해결하기 위해 전농2동과 답십리1동의 주택 밀집 구역에 나가 실제 배출된 폐기물의 개수를 직접 세는 T1 정점관찰 방식을 활용하였다. 그 이유는 현장에서 주택가 폐기물 문제의 실태를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효성이 있는 규정이 되기 위해서 충족해야 하는 요건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관련 문헌을 조사하는 T7 문헌 데스크 리서치를 수행하였다. 규정의 실효성에 관한 부분은 우리 팀의 주관적 판단보다 기존 연구와 이론을 바탕으로 분석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각 이해관계자가 폐기물 배출에 대해 어떤 문제를 겪고 있고, 각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를 파악하기 위해 T2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주민은 현장에서 직접 인터뷰하였고, 조사 과정에서 주민이 직접 제작한 무단투기 경고문도 확인하였다. 수거업체와 지자체는 공식 인터뷰를 거절했으나, 현장답사 중 수거업체와 우연히 만나 현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를 통해 지자체의 대응으로 동대문구가 무단투기 단속반을 운영하고 있다는 정보 또한 확인하였다.
'주민들은 폐기물 오배출에 대한 제재를 인지하고 있을까?'라는 물음에는 T2 인터뷰와 T4 길거리 설문조사를 활용하였다. 인터뷰를 통해 본인 혹은 이웃이 폐기물을 오배출했을 때 제재를 받은 경험을 듣고자 하였다. 길거리 설문조사를 통해서는 본인의 제재 경험 여부와 이웃이 제재를 받는 것을 본 적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그 빈도를 파악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현재 폐기물 배출 규정에 대한 안내의 실효성은 어느정도인가?'를 확인하기 위해 T1 정점관찰, T2 인터뷰, T4 길거리 설문조사 및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먼저 현장답사를 통해 안내문의 개수, 내용의 일관성 등을 조사하였다. 이어 인터뷰를 통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폐기물 배출 규정 안내를 실제 생활에서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수집하였다. 마지막으로 폐기물 배출 규정 안내는 동대문구 청소행정과에서 시행하고 있기 때문에, 해당 주택가 거주민뿐만 아니라 동대문구 주민들의 의견도 함께 조사하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길거리 설문조사로 주택가 거주민의 인식을, 온라인 설문조사로 동대문구 주민의 인식을 조사하였다.
본 팀은 4주간 다양한 조사방법을 활용하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였다.
1주차에는 전농2동과 답십리1동 주택가의 폐기물 오배출 실태와 주민 인식을 파악하는 데 집중하였다. 6월 24일 3회, 6월 28일 1회 총 4회에 걸쳐 조사구역을 방문하여 배출 시간, 혼합배출, 지정 장소 외 배출 등의 현장 상황을 관찰하였다. 현장조사 과정에서 주민과 수거업체 관계자를 대상으로 인터뷰도 진행하였다. 또한 동대문구 주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약 10일간 실시하여 배출 규정 인지 여부, 정보 획득 경로, 안내의 충분성과 이해도, 규정 준수의 어려움 등을 조사하였다. 이를 통해 현장에서 어떤 오배출이 발생하는지, 주민들이 규정과 안내를 어떻게 인식하는지에 관한 기초자료를 수집하였다.
2주차에는 7월 1일 현장조사를 3회 실시하여 기존 관찰 결과를 보완하였다. 7월 4일에는 팀 자체 리서처톤을 진행해 관련 논문 및 자료를 조사하였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실생활에 맞지 않는 규정과 실효성이 낮은 안내'라는 문제 진단만으로는 연구의 초점이 분산된다고 판단하였다. 이에 수집된 인사이트를 마인드맵으로 정리한 뒤, 주민의 규정 준수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을 '규정에 대한 신뢰도'로 재설정하였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고령층과 다양한 가구 형태의 의견을 보완하기 위해 7월 5일과 6일에는 전농2동과 답십리1동에서 길거리 설문조사를 추가로 실시하였다.
3주차에는 동대문구청 청소행정과와 그린환경개발 관계자 인터뷰를 시도하였으나 원활히 진행되지 않아, 수거 규정과 과태료 부과 현황 등에 관한 정보공개청구를 병행하였다. 7월 8일 중간공유회에서 멘토 피드백을 받은 뒤 보완할 내용을 정리하고 추가할 내용을 수집하였다. 신뢰도 저하 요인 ① 수거업체의 규정 미준수, ② 일관성이 낮은 배출 규정 안내, ③ 과태료 경고에 비해 낮은 실제 부과 빈도 중 첫 번째 요인의 사실관계를 다시 검토하기 위해 수거업체 인터뷰와 정보공개청구로 열람한 계약자료를 대조한 결과, 조기 수거 시 새벽에 재수거하는 방식으로 수거시간 규정을 보완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에 첫 번째 요인을 '혼합 수거 인식에 따른 분리배출 신뢰 저하'로 수정하였다.
4주차에는 수정된 연구 내용의 타당성을 보완하고 전체 분석을 정리하였다. 혼합 수거에 대한 주민 인식을 확인하기 위해 전농2동 주민 3인을 추가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추가로 관련 논문 및 자료 조사를 통해 수거·선별 과정과 주민 인식 간의 차이를 검토하였다. 이후 현장조사, 설문조사, 주민 및 수거업체 인터뷰, 정보공개청구 자료, 전문가 인터뷰 내용을 종합하여 IAD 분석틀에 맞게 정리하였다. 마지막으로 연구 결과를 보고서와 발표자료에 반영하고, PPT 작성과 발표 준비를 진행하였다.
연구결과
| 방법 | 대상 | 횟수 | 비고 |
|---|---|---|---|
| T1 정점관찰 | 전농2동과 답십리1동의 주택 밀집 구역 | 8회 | ▲수요일 오전 9시, ▲수요일 오후 4시 30분, ▲수요일 오후 8시 // ▲일요일 오후 4시 30분 |
| T2 인터뷰 | 주민, 수거업체 | 9회 | 주민 6명, 수거업체 3명 |
| T4 길거리 설문조사, 온라인 설문조사 | 조사구역 거주민, 동대문구 주민 | 1회 | 각 길거리 설문조사(40명), 온라인 설문조사(42명) |
중간공유회 전 2주 동안 최대한 많은 현장 조사를 진행하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이에 따라 총 6회의 정점관찰과 4회의 현장 인터뷰, 동대문구 주민 42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하였다. 하지만 현장 조사 과정에서 우리 팀의 연구명제가 바뀌었고, 변경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추가로 정점관찰 2회, 주민 심층 인터뷰 3회, 수거업체 인터뷰 2회 및 이틀간 40명을 대상으로 길거리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또한 동대문구 주민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조례와 규칙 및 관련 문헌을 조사하였다.
이 과정에서 수거업체와 지자체에 인터뷰를 요청하였으나, 바쁜 업무와 감사 기간을 이유로 거절되었다. 또한 관련 전문가인 홍수열 자원순환 사회경제 연구소장에게도 인터뷰를 요청하였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연구 과정에서 크게 두 가지 변화가 있었다. 첫째, 조사 구역을 축소하였다. 우리는 정확한 문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배출된 폐기물의 수를 직접 집계하는 방식을 선택하였고, 정확한 집계를 위해 조사 지역을 전농2동과 답십리1동의 주택 밀집 구역으로 한정하였다. 이후 배출 요일 준수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배출일인 수요일과 비배출일인 일요일에 조사를 진행하였다. 또한 배출 시간 준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요일에는 9시(전날 밤 및 출근 시간대 배출 확인), 16시 30분(배출시간 외 배출 확인), 20시(배출 요일 및 시간 준수 배출 확인)에 조사를 실시하였으며, 일요일에는 16시 30분(배출 요일 미준수 배출 확인)에 조사를 진행하였다.
둘째, 현장 조사 과정에서 연구명제가 변화하였다. 기존 연구명제는 '사람들의 실생활에 맞지 않는 규제와 실효성이 부족한 안내로 인해 주택가 쓰레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현장에서 주민 인터뷰를 진행하고 안내문의 현황과 수거업체의 실제 수거 과정을 관찰하면서 문제의 핵심이 규정 자체나 안내의 부족에 있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오히려 주민들이 규정과 이를 집행하는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인식되었다. 이에 따라 연구명제의 진짜원인을 '규정에 대한 낮은 신뢰도'로 수정하였다.
첫째, 현장 조사를 통해 쓰레기 배출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관찰한 현장의 쓰레기 오배출 실태는 아래의 표와 같다.
| 항목 | 답십리1동 | 전농2동 | 비고 |
|---|---|---|---|
| 7시 30분 | 일반 18 재활용 34 특수 4 음식물 1 | 일반 2 재활용 7 특수 0 음식물 1 | 쓰레기 배출시간 위반 |
| 17시 | 일반 60 재활용 163 특수 6 음식물 5 | 일반 17 재활용 24 특수 2 음식물 1 | 쓰레기 배출시간 위반 |
| 21시 | 일반 46 재활용 140 특수 2 음식물 5 | 일반 9 재활용 2 특수 1 음식물 1 | 정규 쓰레기 배출시간 내 |
| 항목 | 답십리1동 | 전농2동 | 비고 |
|---|---|---|---|
| 16시 30분 | 일반 18 재활용 34 특수 4 음식물 1 | 일반 2 재활용 7 특수 0 음식물 1 | 쓰레기 배출 요일 위반 |
| 항목 | 답십리1동 | 전농2동 | 비고 |
|---|---|---|---|
| 9시 | 일반 56 재활용 98 특수 1 음식물 0 | 일반 8 재활용 25 특수 1 음식물 2 | 쓰레기 배출시간 위반 |
| 17시 | 일반 88 재활용 153 특수 2 음식물 1 | 일반 32 재활용 69 특수 2 음식물 7 | 쓰레기 배출시간 위반 |
현장을 방문했을 때 배출 가능한 시간이나 요일이 아님에도 많은 쓰레기가 배출되어 있는 등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사례를 쉽게 관찰할 수 있었다.
주민 인터뷰를 통해 오피스텔과 원룸이 밀집한 지역의 직장인들은 퇴근 시간이 늦어 아침에 쓰레기를 배출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쓰레기가 낮부터 저녁까지 장시간 방치되어 미관을 훼손한다는 불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 건물은 오피스텔, 원룸이 있어서 직장인이나 학생들이 많이 사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침에 쓰레기를 내놓으면 그 쓰레기들이 낮부터 저녁까지 방치되어 있어서 보기 싫은 거 같아"(전농2동 주민 E)
또한 주민 인터뷰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이 폐기물 수거 과정에서 혼합 수거가 이루어진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살짝 유도리가 없어. '근데 그냥 차에다 집어서 눌러가면서' 왜 안 가져가냐고."(답십리1동 주민 A)
수거업체 인터뷰에서는 음식물 잔반과 재활용품을 한 봉투에 함께 버리는 혼합배출과 아이스팩 배출 규정 위반이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젤 타입 아이스팩은 종량제봉투에 버려야 하고, 물 타입 아이스팩은 내용물을 비운 뒤 비닐만 재활용으로 배출해야 하지만, 물을 그대로 담은 무거운 상태로 재활용품에 배출하는 등 규정 위반 사례가 자주 발생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주민들이 분리 배출을 조금만 신경 쓰면 되는데.. 아까도 음식물 시켜 먹는 거에 대해서 얘기했지만 음식물 시켜 먹는 거 보면 어떤 재활용 봉투 안에 음식물 잔반까지 나와요. 그리고 아이스팩 같은 경우도 원래 젤 타입은 생활 쓰레기고 얼음을 사용한 아이스팩은 물이 녹으면 그냥 버리고 비닐만 재활용으로 배출해야 되는데 물이 든 무거운 상태로 재활용으로 배출하는 경우도 있어요. 아직 주민들 의식이 10여 년 전에 비해서는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수거업체 관계자 A)
둘째, 주민들이 쓰레기 문제로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건물주나 주민들이 직접 쓰레기 배출 방법과 주의사항을 적은 안내문이나 경고문을 작성해 부착한 사례를 여러 차례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쓰레기 문제가 주민들의 일상과 매우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문제 해결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셋째, 지자체가 다양한 방식으로 분리배출을 안내하고 있지만, 안내 시설의 노후화와 과도한 설치가 오히려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설문조사 및 현장 인터뷰 결과 대부분의 주민들은 골목길 안내문을 통해 정보를 제공받고 있었다.
"쓰레기 배출 규칙 정보를 어디에서 주로 얻으세요?" // "붙어있는 광고물 이런 데서 주로 얻고요.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경우도 있어요. 그런데 인터넷 검색해도 잘 모르겠으면 벽면 광고에서 찾는 거 같아요." (전농2동 주민 F)
그 외에도 거리에서는 양심거울이나 무단투기 경고 전봇대 등 다양한 방식의 안내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일부 안내문은 외관이 훼손되어 내용을 알아보기 어려웠다. 실제로 전농2동의 특정 50m 구간에서 안내문이 약 15개 설치되어, 한 구역에 지나치게 많은 안내문이 오히려 거리의 미관을 저해하는 모습도 관찰할 수 있었다.
아래의 그림은 답십리1동과 전농2동의 현장조사구역에서 관찰한 것을 지도에 나타낸 것이다. 빨간색 점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부착한 분리배출 및 과태료 관련 안내문, 파란색 점은 쓰레기 다량 투기 지역, 노란색 점은 주민 개인이 부착한 쓰레기 투기 금지 경고문을 나타낸다.
마지막으로, 수거업체의 실제 수거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다. 무단투기된 쓰레기와 규정에 맞게 배출된 쓰레기의 양을 비교하기 위해 현장 조사를 진행하던 중, 수거업체가 정규 수거시간인 9시가 아닌 오후 7~8시부터 수거를 시작하는 모습을 확인하였다.
질문1: 현재 전농2동·답십리동1동 주택가 지역의 쓰레기 수거는 보통 몇 시부터 몇 시 사이에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나요? 답변1: 일요일 월요일은 7시에 시작, 그리고 이제 평일에는 8시. 질문2: 해당 시간대에 수거를 진행하시는 특별한 이유나 현장 사정이 무엇인가요? 답변2: 일요일하고 월요일은 양이 많아요. 보통 주말에 쉬면서 많이 배출해서.(수거업체 관계자 A)
처음에는 수거업체가 수거 규정을 준수하지 않는 것으로 생각했으나 추가 인터뷰 결과, 오후 9시 이전 방문 구역은 이후 한 차례 더 수거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어, 초기의 판단과 달리 규정을 고려한 수거 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9시 전에 수거 시작하시면 한 번 더 수거하시나요?" "그치 지금은 9시 지났으니까 괜찮은데, 9시 전에 간 데는 한 번 더 가지."(수거업체 관계자 B)
우리는 종이 위에 적힌 규칙 자체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실제 생활과 규정 간의 거리감이 주택가 폐기물 문제를 야기하고, 규정에 대한 안내마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 않는 것이 문제의 핵심으로 보았다.
폐기물 배출에 관한 법적, 제도적 규칙은 폐기물관리법,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폐기물 관리 조례 및 시행규칙에 명시되어 있다. 배출 요일제, 배출 시간제(18시~21시), 배출 장소(집 앞) 등이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다. 또한 혼합 배출 등 폐기물 배출 위반 시 과태료 부과 및 신고 시 포상금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규제는 폐기물 관리의 효율성을 높이고 무단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정되었다. 이러한 규정들은 시민의 구체적인 의견을 반영하지 못했을지언정 분명 현실에 들어맞는 규정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규정 자체의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배출 시간과 요일 위반 쓰레기가 하루에만 278건에 달하고, 혼합 배출 및 분리배출 규정을 준수하지 않은 다수 발견하는 등 규칙들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빽빽한 과태료 부과기준과 실제 폐기물 배출 규정 미준수 실태에 비해 과태료 부과 건수는 적은 편이었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폐기물 배출 규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키지 않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27명 중에서 7명이 그 이유를 '단속이나 과태료 가능성이 낮다고 생각해서'고 답하면서, 과태료 부과에 대한 믿음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전농동, 답십리동 거주민을 대상으로 한 길거리설문조사 중 '우리 동네에서는 쓰레기 배출 규정을 어겨도 실제로 제재를 받는 경우가 드물다고 느낀다.'에 '매우 그렇다', '그렇다'라고 답한 비율이 47.5%에 달하면서,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인터뷰에서도 다음과 같이 반복적으로 과태료 부과에 대한 낮은 믿음을 보여준다.
"그러면 본인이 쓰레기를 규정에 맞지 않게 배출을 했다면 본인에게 과태료가 부과될 거라고 생각하세요?" / "아니요. 왜냐면 누가 버렸는지 모르지 않을까요? 그렇게 열심히 범인을 찾지도 않을 것 같고.."(전농2동 주민 B), "솔직히 (과태료 배출될 거라고) 생각 안 하는데. 안 걸릴 것 같은데. 그걸 딱 그 시간만 순찰 돌고 있는 것도 아니고" (전농2동 주민 C), "근데 그 부과되는 시스템을 잘 모르겠어요. 그거를 그 CCTV로 날 찍어서 저를 특정한 다음에 막 과태료 문자를 날리는 건지, 아니면 어떻게 저한테 과태료를 부과하는지 잘 몰라서 과태료가 저한테 온다는 생각을 많이 안 하게 되는 것 같아요"(전농2동 주민 D)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폐기물 관리 조례에서 "서울특별시 동대문구청장은 (중략) 폐기물의 감량·재활용·안전처리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정하면서 분리배출과 과태료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주택가에 안내문을 설치하였다. 현장조사 결과, 실제 전농2동 골목길 50m 안에 15건의 안내문이 밀집되어 있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도 '가장 효과적인 안내 방식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서 '길거리 안내문'이 2위를 차지하면서 규정 안내 방식으로 길거리 안내문을 선호하는 양태를 보였다. 하지만 '현재 폐기물 배출 규정 안내는 충분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다'가 61.9%를 차지하면서 안내문의 양에 비해서 비교적 충분한 안내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규칙과 현장의 격차는 단순히 규정 자체가 현실과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 아니었다. 현행 규정은 배출 시간·장소, 과태료 부과 등 구체적인 기준을 갖추고 있으며, 현실적으로 적용 가능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또한 주민들은 규정의 존재와 기본적인 내용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규정 위반이 반복되고 있었다. 즉, 문제는 '규정을 모르기 때문'도, '규정 자체가 미비하기 때문'도 아니었다. 우리의 질문은 자연스럽게 '왜 사람들은 규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지키지 않는가?'로 이어졌다.
| 항목 | 조사방법 | 기존 | 바뀐 점 |
|---|---|---|---|
| 자원ㆍ인프라 | T1 정점관찰, T2 인터뷰, T4 길거리 및 온라인 설문조사 | 수거업체, 안내문, 과태료 존재 | 혼합 수거 인식에 따른 분리배출 신뢰 저하, 배출 규정 안내의 낮은 정보 품질, 과태료 집행의 실효성에 대한 낮은 인식 |
| 공동체 | T2 인터뷰, T4 길거리·온라인 설문조사 | 전농동ㆍ답십리동의 인구수와 인구구성 | '폐기물 배출 규정은 믿을 수 없다'는 주민의 공통된 인식 |
| 규칙 (종이 ↔ 현장) | T1 정점관찰 | '거주민이 분리배출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 | 278건의 오배출된 폐기물, 혼합배출 및 분리배출 규정 미준수,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경고문 |
자원·인프라 항목에서 기존에는 수거업체와 안내문, 과태료라는 제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T1 정점관찰과 T2 인터뷰, T4 설문조사를 통해 이러한 자원과 인프라가 실제 현장에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확인하였다. 그 결과, 수거업체의 수거 과정에서 혼합 수거가 이루어진다고 주민들이 인식하고 있었으며, 배출 규정 안내는 세부 품목 정보가 분산되어 있고 필요한 시점에 즉시 확인하기 어려워, 완전성과 적시성 등 정보품질 측면에서도 한계가 나타났다. 또한 안내문은 특정 50m 구간에 15개가 밀집할 정도로 양적으로 과잉된 동시에 훼손되거나 부정확한 내용으로 인해 오히려 주민들이 안내문을 확인하지 않는 부작용을 낳고 있었다. 또한 과태료 역시 실제 처벌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제재로서 기능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공동체 항목에서 기존의 데스크리서치로는 인구수와 인구구성 같은 외적 정보만 파악했다. 하지만 공동체에는 숫자 외에도 그들이 공유하는 문화와 관계 등 내적 요소도 포함된다. 따라서 우리 팀은 T2 인터뷰와 T4 길거리·온라인 설문조사를 통해 '폐기물 배출 규정은 불편한 게 아니라 믿을 게 못 된다.'는 공동체의 내적 인식을 확인하였다. 이는 기존에 규정 자체의 불편함에 초점을 맞추었던 우리의 문제 인식을, 규정에 대한 신뢰의 문제로 확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종이에 적힌 규칙과 실제 현장 사이의 간극 항목에서는 T1 정점관찰을 통해 '단순히 거주민이 분리배출 규정을 지키지 않는다'는 기존의 문제 인식을 구체화하였다. 현장조사 결과 해당 구역에는 하루에만 시간과 요일에 맞지 않게 배출된 폐기물이 278건에 달하고, 혼합배출과 아이스팩 오배출 등의 문제가 다수 발생하고 있었다. 또한 안내문과 과태료 경고문이 다수 부착되어 있음에도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경고문도 관찰되었다. 이를 통해 종이에 적힌 규칙과 실제 현장 사이에 간극을 구체화하였다.
우리 팀은 자원ㆍ인프라, 공동체, 규칙(종이↔현장) 세 가지 외생변수 모두에서 현장 조사와 데스크리서치를 통해 문제 상황에 대한 해상도를 높일 수 있었다. 그중 자원ㆍ인프라와 공동체 항목에서 해상도가 높아진 부분의 공통점은 '신뢰도 저하'였다. 자원ㆍ인프라 항목에서는 '혼합 수거 인식에 따른 분리배출 신뢰 저하, 배출 규정 안내의 낮은 정보 품질, 과태료 집행의 실효성에 대한 낮은 인식'을 통해 주민들이 폐기물 관리 시스템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공동체 항목에서는 '폐기물 배출 규정은 믿을 수 없다'는 주민들의 공통된 인식을 발견하였다. 즉, 주민들의 분리배출 문제는 단순히 규정을 지키지 않는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규정에 대한 신뢰가 낮아진 상황과 관련되어 있음을 확인하였다.
우리는 '실생활에 맞지 않는 규정과 규정에 관한 실효성이 떨어지는 안내'인 줄 알았는데, 보니 '폐기물 배출 규정에 대한 신뢰도 저하'였다.
현장조사와 설문·인터뷰를 통해 확인한 결과, 규정 자체의 불편함이나 안내 부족만으로는 반복되는 미준수 행동을 충분히 설명하기 어려웠다. 주민들은 분리배출한 폐기물이 수거 과정에서 다시 섞인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안내 정보의 품질과 과태료 집행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단순히 규정을 모르거나 불편해서 지키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규정과 집행 과정이 실제로 제대로 작동하는지에 대한 믿음이 약해진 상태로 볼 수 있었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문제의 원인을 규정의 내용이나 안내 방식에만 두지 않고, 이들이 종합적으로 형성하는 규정에 대한 신뢰로 재구성하였다. 혼합 수거에 대한 인식, 배출 규정 안내의 낮은 정보품질, 과태료 집행의 실효성에 대한 낮은 인식이 규정 신뢰도 저하와 관련되고, 낮아진 신뢰가 다시 규정 미준수와 연결된다는 점이 본 연구에서 새롭게 발견한 핵심이다.
본 연구에서의 용어 정의는 다음과 같다. '폐기물 배출 규정에 대한 신뢰도 저하'에서 '신뢰도'란, 주민이 배출 규정과 그 집행 과정이 정확하고 일관되며 실효성 있게 운영된다고 믿고, 다른 주민과 정책 관계자 역시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결론 및 제언
| 항목 | before(데스크 리서치로 파악한 내용) | after(현장 자료 분석으로 파악한 내용) |
|---|---|---|
| 행위자 | 규정을 잘 모르거나 규정 자체에 대해 불편을 겪어 쓰레기 배출 규정을 잘 지키지 않는 전농, 답십리동 주택가 거주자 | 규정은 알지만 신뢰도가 떨어져 규정을 잘 지키지 않는 전농, 답십리동 주택가 거주자 |
| 공동체 | 딱히 언급 없음 | 폐기물 배출 규정에 대한 낮은 신뢰도 실태 파악 |
| 자원, 인프라 | 골목길 안내문 등의 정보제공 수단이 있다고 단순 파악 | 안내문이 있음에도 정보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파악 |
| 종이 (현장) | 쓰레기 오배출 시 과태료 규정이 적용됨을 단순 파악 | 과태료 규정이 있음에도 신뢰도가 떨어져 그 영향이 미비함을 파악 |
II장에서 데스크리서치로 간단히 파악한 내용과 현장 자료 분석으로 달라진 내용은 행위자, 공동체, 자원 및 인프라, 종이(현장) 총 네 칸이다.
거의 모든 칸의 내용이 바뀌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는 겉보기로 관찰할 수 있는 문제 원인과 현장에서만 파악할 수 있는 진짜 원인 사이에 큰 차이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전에는 공동체 부분에서 주택가 거주민이 공유하는 내적 심리에 대한 언급이 없었지만, 연구를 진행하면서 주택가 거주민들이 폐기물 규정에 대한 낮은 신뢰도를 가지고 있음을 파악했다는 점이다. 이는 우리가 파악한 주택가 폐기물 배출 규정 미준수 문제의 '진짜 원인'과 직접 연결된다.
A가 아니다
폐기물 배출 규정은 배출 요일제, 배출 시간제(18시~21시), 배출 장소(집 앞) 등 구체적으로 마련되어 있다. 또한 혼합 배출 등 폐기물 배출 위반 시 과태료 부과 및 신고 시 포상금 제도도 마련되어 있다. 이러한 규정들은 시민의 구체적인 의견을 반영하지 못했을지언정 평균적인 사회인의 하루 일과와 편의성을 고려한 규정으로 보인다. 또한 인터뷰나 설문조사에서도 쓰레기 오배출 실태 등에 대한 불만은 파악할 수 있었으나 현행 규정 자체가 바뀌어야 한다는 의견은 없었다. 그렇다면 규정 자체가 주민들의 규정 미준수 행태의 진짜 원인은 아니라는 것이다.
본 연구에서 파악한 주택가에서 폐기물 배출규정 미준수가 발생하는 이유는 진짜 원인은 규정에 대한 낮은 신뢰도 때문이다. 왜 규정에 대한 낮은 신뢰도인지를 다음의 자료들로 논증하고자 한다.
B다
0. 신뢰도와 규정 미준수의 연관성
정부신뢰와 관련한 문헌에 따르면 규정에 대한 신뢰도가 낮을수록 주민들은 규정을 자발적으로 준수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Levi, Tyler, Sacks(2009)는 정부가 공정하고 신뢰할 수 있다고 인식될수록 시민은 정부의 규정을 정당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이를 자발적으로 준수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하였다. 반대로 정부에 대한 신뢰가 낮으면 규정의 정당성을 인정하지 않아 법과 규칙을 준수하려는 동기가 약화된다. 또한 정부신뢰가 낮은 시민은 정부의 정책과 행정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정치적 냉소주의를 보이며, 비합법적 방식으로 의사를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도 제시되었다(문영세; Erickson & Tedin, 2001).
특히 폐기물 관리와 같이 주민의 일상과 밀접한 생활행정은 지방자치단체가 담당하므로, 주민이 지자체의 정책 운영, 행정서비스, 정책 소통을 신뢰할수록 규정 수용성과 자발적 참여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유두호·유나리, 2020; 윤선일, 2022). 또한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신뢰는 주민의 일상과 밀접하게 연관된 행정 서비스의 질 등 구체적인 제도 요인의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따라서 폐기물 배출 규정의 준수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단순한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기보다, 지자체의 공정한 규정 집행과 투명한 행정 운영 등을 통해 주민의 신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현장조사 및 문헌 연구 결과 다음의 요인이 규정에 대한 주민의 신뢰를 저하시킬 수 있음을 파악하였다.
[출처 : Margaret Levi, Tom Tyler, Audrey Sacks의 「The Reasons for Compliance with the Law (2009)」 문영세. "정부신뢰 측정 및 영향요인에 관한 연구." 국가전략 25.1 (2019): 121-150. 김혁동, 김동현. (2025). 정부 신뢰의 구조적 결정요인 -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비교 -. 한국지방행정학보, 22(2), 133-156. 10.32427/klar.2025.22.2.133]
1. 혼합 수거 인식에 따른 분리배출 신뢰 저하
가. 실제 수거 체계와 주민 인식의 괴리
주민 인터뷰 과정에서 일부 주민들이 폐기물 수거 과정에서 혼합 수거가 이루어진다고 인식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답십리동의 주민 A는 대형폐기물 배출 스티커 부착의 불편함을 토로하며, "살짝 유도리가 없어. '근데 그냥 차에다 집어서 눌러가면서' 왜 안 가져가냐고."라고 언급하였다. 이러한 주민의 경험과 인식을 바탕으로, 수거 과정에서 혼합 수거가 이루어진다고 인식할 경우 분리배출 규정 및 수거·선별 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낮아질 수 있다는 가설을 설정하였다. 이에 따라 주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으며, ① 수거 과정에서 혼합 수거를 직접 목격한 경험이 있는지, ② 혼합 수거에 대한 인식이 분리배출 규정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중심으로 질문하였다.
먼저, 수거 과정에서 혼합 수거를 목격한 경험에 대해 질문한 결과, 심층 인터뷰에 참여한 3명 모두 혼합 수거를 직접 본 경험이 있다고 응답하였다. 전농2동 주민 B는 "애초에 분리수거를 잘못했는데 그거를 따로 안 빼고 그냥 한 번에 가져갔어요. 다른 분이 잘못 넣어두신 걸 수거하시는 분이 그냥 잘못된 걸 알아도 그냥 가져가시더라구요."라고 언급했다. 주민 C 역시 "그거 어차피 쓰레기 통에 다 넣던데 (중략) 플라스틱이랑 비닐이랑 캔병도 넣고 종이도 넣던데."라고 응답하였다. 주민 D 또한 "버려진 폐지나 쓰레기들 그런 거를 그냥 한 번에 다 뭉텅이로 들고 그 쓰레기 차에 담는 장면을 많이 봤어서 (중략) 그렇게 분리수거가 잘 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다음으로 혼합 수거를 목격한 경험이 분리배출 규정에 대한 신뢰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하였다. 인터뷰 결과, 주민들은 혼합 수거를 본 경험을 바탕으로 폐기물의 수거 및 선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었다. 이러한 인식은 단순한 수거 시스템에 대한 불신을 넘어, 분리배출의 필요성 자체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전농2동 주민 B는 "플라스틱은 잘 안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왜냐하면 오염된 플라스틱들이 많으니까."라고 응답하며 재활용 가능성에 대해 낮은 기대를 보였다. 주민 C 역시 혼합 수거 장면을 본 경험을 근거로 "100%를 다 기대할 수 없으니까 한 7~80%의 기대만 가지고 (중략) 실제로 재활용률은 반도 안 되겠죠."라고 말하며 수거 및 선별 과정에 대한 낮은 신뢰를 나타냈다. 특히 주민 D는 "집에서 열심히 분리수거를 해봤자 어차피 다 쓰레기차에서 섞이는데 분리수거를 하는 의미가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응답하였다. 이어 "내가 분리수거를 하는 게 큰 도움이 안 되는 거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어서"라고 말하며, 혼합 수거에 대한 인식이 분리배출 행동의 의미에 대한 의문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한편, 이러한 인식이 폐기물의 수거·선별·처리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형성된 것인지 확인하기 위해 해당 과정에 대한 이해 정도를 질문하였다. 그 결과, 3명의 주민 모두 수거 및 선별 과정에 대해 "잘 모른다"고 응답하였다. 즉, 주민들의 분리배출 시스템에 대한 불신은 폐기물 처리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지식이나 사실에 기반하기보다는, 수거 과정에서 직접 목격한 장면과 절차에 대한 제한된 정보에 기반해 형성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와 관련해 주민 D는 주민들이 분리배출 제도를 신뢰하기 위해서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기관 같은 데서 좀 홍보를 더 많이 하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어요. 분리수거를 잘하면 이렇게 우리가 처리를 한다라는 식으로 (수거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좀 투명하게 과정을 보여준다거나 그런 식으로 하면 약간 의욕이 좀 올라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라며 배출 이후 처리 과정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폐기물 처리 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와 홍보를 통해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는 것이 분리배출 규정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중요함을 시사한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장 또한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성의껏 분리 배출한 쓰레기가 어떻게 재활용되는지, 어떤 환경적 효과가 있는지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며 배출 이후 처리 과정에 대한 정보 공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출처: 박상현, 「귀찮아서, 1인 가구 늘어… 분리배출 열기가 식어간다」, 『조선일보』, 2024.08.23., https://www.chosun.com/national/transport-environment/2024/08/08/2U5YTMBYVBFOZJKSTWUT6L4EVI/]
이에 따라 실제 수거 과정에서 혼합 수거가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기 위해 폐기물 수거업체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수거업체 관계자 A는 동대문구의 폐기물을 재활용품, 종량제 봉투 생활폐기물, 음식물류 폐기물 등으로 구분하여 수거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재활용품 수거 차량 4대와 지원 차량 1대, 생활폐기물 수거 차량 4대, 음식물류 폐기물 수거 차량 6대 등 총 차량 20대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하였다. 또한 아파트 생활폐기물 전용 차량과 골목 작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수거하는 차량도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수거업체 관계자 A는 "소각장 자체가 서울시에 몇 군데 안 되니까 우리(재활용 지원 차량)는 노원 소각장으로 가. 그리고 음식물 같은 경우는 지금 송파나 도봉구로 들어가고, 또 옷을 제작 시 그 자투리 남는 거 (의류) 또 그것만 들어가는 데가 있어요. 경기도에 또 그쪽으로 들어가고"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각 다른 차량으로 종합된 폐기물이 일괄적으로 한 곳에서 처리되는 것이 아니라, 폐기물의 종류에 따라 각각 다른 처리 시설로 이송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종합하면, 실제 수거 및 선별 체계는 폐기물 종류에 따라 구분되어 운영되고 있으며, 수거업체가 모든 폐기물을 하나의 차량에 혼합하여 수거하고 선별하는 방식은 아닌 것으로 파악되었다.
따라서 주민들이 인식한 '혼합 수거'는 실제 수거 체계와 일정 부분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거 과정에서 폐기물을 차량에 던져 넣는 모습과 수거 이후 선별·처리 과정이 주민에게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 절차적 불투명성은 주민들로 하여금 폐기물이 혼합 처리되고 있다고 인식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번 심층 인터뷰를 통해 실제 수거 체계와 주민의 인식 사이의 괴리가 분리배출 규정 및 수거·선별 시스템에 대한 신뢰 저하와 관련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나. 사회적 표상 이론에 기반한 혼합 수거 인식 분석
세르주 모스코비치(Serge Moscovici)의 사회적 표상 이론(Social Representation Theory)은 시민들의 인식이 실제 사실이나 정확한 지식이 아닌, 자신들이 경험한 단편적인 정보를 바탕으로 형성되고 집단 내 네트워크를 통해 집단적 지식으로 확산된다고 설명한다(Moscovici, 1984, 재인용: Rateau et al., 2012). 전농동과 답십리동 주민들의 '혼합수거' 인식 역시 이러한 형성 과정과 긴밀하게 맞닿아 있으므로, 사회적 표상 이론을 통해 주민들의 인식 형성 과정을 설명하고자 한다.
모스코비치에 따르면, 사회적 표상이 출현하는 맥락은 크게 세 가지 특성, 즉 '정보의 분산', '초점화', '추론의 압박'으로 구체화되며, 이는 주민들의 혼합 수거 인식 과정과 다음과 같이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출처: Rateau, P., Moliner, P., Guimelli, C., & Abric, J.-C. (2012). Social representation theory. In Handbook of Theories of Social Psychology (pp. 477–497). Sage.]
첫째, 정보의 분산(Dispersion of Information): 주민들은 지자체 및 수거 업체의 실제 수거 시스템과 이후 선별장에서의 분류 과정에 대한 상세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렵다. 즉, 배출 이후의 사후 처리 과정에서 절차적 투명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정보가 분산된 채 차단되어 있는 상태가 표상 형성의 배경이 된다.
둘째, 초점화(Focalization): 대중은 복잡한 수거 및 선별 과정 전체에 대한 체계적인 지식과 사실을 찾아보기보다, 일상에서 쉽게 보이는 단편적인 장면에 집중한다. 즉, 주민들은 "분리배출한 쓰레기를 수거업체가 한 트럭에 무작위로 쓸어 담아간다"는 장면에만 주목(초점화)하고, 이어지는 복잡한 선별 과정과 수거 체계의 전체적인 맥락은 주민들의 인식 수준에서 쉽게 배제된다.
셋째, 추론의 압박(Pressure to Make Inferences): 주민들은 매일 시간과 노력을 들여 분리배출을 하면서도 정작 수거 단계에서 섞여 들어가는 상충된 모습을 보며 "내가 하는 이 행동이 정말 의미가 있는가, 결국 다 섞여 무용지물이 되는 것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경험한다. 이러한 심리적 불안을 해소하고 자신의 일상적 행동에 대한 확실한 판단(통제력)을 내리기 위해, 부족한 정보를 바탕으로 어떻게든 종결된 결론을 내리려는 압박을 받는다. 결과적으로 주민들은 이 불안감을 덜어내기 위해 "어차피 다 섞어서 처리한다"라고 단정한다.
사회표상이론에 따르면, 이러한 세 가지 상황적 특성은 모스코비치가 정의한 사회적 표상 구축의 두 가지 핵심 프로세스인 '객관화(Objectification)'와 '정착화(Anchoring)' 과정을 통해 상식으로 완전하게 자리잡는다.
먼저, 모스코비치가 정의한 사회적 표상 이론의 첫 번째 핵심 프로세스인 '객관화'는 수거업체의 전체 수거 및 선별 과정을 '모든 쓰레기가 다 섞인다'는 직관적인 이미지로 단순화하는 과정으로 설명된다. 이 과정의 첫 단계는 실제 현상에서 특정 단면만을 골라내는 '선택적 재구성(Selective Reconstruction)'이다. 현재 조사지역의 수거업체는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나름의 세분화된 차량 체계를 가동하며 수거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은 이러한 실제 시스템의 복잡한 맥락을 생략한 채, 오직 눈앞에서 목격한 단편적인 특징만을 취사선택하여 수용한다. 이러한 정보 수용 과정을 거치면서 주민들의 인식 속에는 '애써 분류한 쓰레기를 수거업체가 아무렇게나 한 번에 합쳐서 가져간다'라는 편향된 형태의 '재구성된 맥락'이 들어서게 된다.
이처럼 선택적으로 수용된 요소들은 대중의 마음속에서 강력한 '형상적 핵심(Figurative core)'을 형성하게 된다. 주민들이 일상 속에서 목격한 '분리 배출된 쓰레기를 차량에 한 번에 쓸어 담는 구체적인 장면'은 머리속에 강하게 시각화되고, 이는 곧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분리배출을 해봤자 결국 다 섞인다'라는 하나의 부정적 이미지로 자리 잡는다. 이렇게 단순화된 이미지는 주택가 이웃들 간의 일상적인 대화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의 소통을 거쳐 사회 전반으로 광범위하게 확산되며 '자연화(Naturalized)' 단계로 나아간다. 이 단계에 이르면, 수거에 대한 왜곡된 인식이 실제 수거업체의 수거 및 선별 과정을 완전히 대체한다. 즉, "분리수거는 해봤자 소용없고 다 섞인다"는 이미지가 주민들의 대화 속에서 설득력을 지닌 하나의 상식으로 자리잡으며, 주민들의 분리배출 제도에 대한 신뢰를 낮출 수 있다.
객관화를 통해 단순화된 이 이미지들은 두 번째 프로세스인 '정착화(Anchoring)' 단계를 거치며 개인과 집단의 지식 네트워크 속에 더욱 단단히 자리잡는다. 정착화 과정에서 사람들은 새로운 현상을 직면했을 때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상식적 틀을 활용하는 '유사성의 원리'에 크게 의존한다. 주민들은 수거업체의 체계적인 수거 및 선별 시스템을 찾아보는 대신, 본인들이 평소에 겪어왔던 쉽고 상식적인 경험의 범주로 편입시킨다. 즉, "어떤 물건이든 한 통에 담으면 결국 뒤섞인다"라는 일상의 경험에 근거해 '혼합 수거 장면'을 이해하는 것이다.
나아가 이렇게 정착된 표상은 대중의 기존 지식 체계와 촘촘히 엮이며, 이른바 '의미의 그물망(Web of Meanings)'을 형성해 나간다. 주민들이 쓰레기 수거 장면을 보고 느낀 불신은, 평소 뉴스나 언론에서 종종 보도되는 '국내 실제 쓰레기 재활용률이 매우 낮다'는 통계적 보도나, '재활용률 70%의 허상, 분리수거의 민낯', '세계 최고 분리수거 명성 비웃는 낮은 재활용률, 뭐가 문제?' 등의 언론 보도와 연결 고리를 형성한다. 결국 이 의미의 그물망 안에서 주민들은 "내가 굳이 플라스틱 용기 라벨을 떼거나 묻은 얼룩을 씻어서 버리는 사소한 수고로움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행동 방어 기제를 발동시키고, 스스로의 실천 태도가 해이해지는 현상을 지극히 합리적인 판단으로 정당화하게 된다. 이처럼 실제 물리적 시스템(요일별 분업 수거 차량 20대 가동)과 주민들의 주관적 인식 사이의 괴리는 사회표상이론의 '객관화'와 '정착화' 과정을 거쳐 한층 더 견고한 불신의 장벽으로 굳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국 이 의미의 그물망 안에서 주민들은 "내가 굳이 플라스틱 용기 라벨을 떼거나 묻은 얼룩을 씻어서 버리는 사소한 수고로움을 감수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을 합리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는 단순히 분리배출 행동의 약화에 그치지 않고, 분리배출 규정과 이를 집행하는 수거·선별 시스템 전반에 대한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지며 규정 준수의 필요성 자체를 의심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형성한다.
2. 배출 규정 안내의 낮은 정보 품질
가. 배출 규정 안내의 정보품질이란
'배출 규정 안내의 정보품질'이란 주민이 배출 규정을 정확히 이해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충분하고 시의적절하며 정확하게 제공되는 정도를 의미한다.
본 연구는 박은수(2017)의 연구모형 1을 참고하여 정보품질의 구성요소를 형식성, 완전성, 적시성, 정확성으로 설정하였다. 해당 연구모형은 이 네 가지 정보품질 요소가 정보에 대한 신뢰성과 관련되고, 형성된 신뢰성이 정보의 활용도로 이어지는 구조를 제시한다. 이를 폐기물 배출 문제에 적용하여, 배출 규정 안내의 정보품질이 주민의 규정에 대한 신뢰도와 관련되는지를 분석하였다.
[출처: 박은수. "학교정보공시의 정보품질이 신뢰성과 활용도에 미치는 영향." 국내박사학위논문 홍익대학교 대학원, 2017. 서울]
나. 배출 규정 안내의 낮은 정보품질
1) 정보품질 변수별 현황 및 분석
가) 형식성(Formality; FMAL)
정보품질 중 '형식성'은 제공되는 정보가 '사용자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제공되는가에 대한 인식 정도'로 정의한다.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동대문구 주민들이 폐기물 배출 규정에 관한 정보를 처음 접한 경로는 길거리 안내문이 33.3%로 가장 많았고, 가장 효과적인 안내 방식 항목 또한 길거리 안내문이 23.8%로 두 번째를 차지했다. 이는 주민들이 온라인 정보뿐 아니라 실제 생활공간에서 반복적으로 접할 수 있는 안내를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 주민 인터뷰에서도 벽면 안내문이나 배출장소에 부착된 스티커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응답이 확인되었다. 인터뷰에서 벽면 안내문은 오가며 자연스럽게 확인할 수 있고, 배출장소의 스티커는 쓰레기를 버리는 시점에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편리한 안내 수단으로 평가되었다.
그러나 현장조사에서는 이러한 안내문의 형식적 한계를 확인하였다. 전농2동과 답십리1동 조사구역에서 주요 글자가 찢어지거나 햇빛에 바래 내용을 알아보기 어려운 안내문이 약 13개 발견되었다. 조사 과정에서 실제로 안내문을 읽어보았으나 일부는 핵심 정보가 훼손되어 내용을 즉시 파악하기 어려웠다. 주민들이 현장에서 가장 자주 접하는 안내 수단이 벽면 안내문과 배출장소 스티커라는 점을 고려하면, 훼손과 가독성 저하는 정보 전달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현재 폐기물 배출 규정 안내가 이해하기 쉽다는 문항에 대해 52.4%가 '그렇다'고 응답한 반면, 38.1%는 '그렇지 않다', 9.5%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응답하였다. '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없었다. 절반 이상이 안내를 대체로 이해하기 쉽다고 평가했다는 점에서 형식성이 전반적으로 매우 낮다고 보기는 어렵다. 주민 인터뷰에서도 그림과 품목 예시가 포함된 안내는 비교적 이해하기 쉽다는 의견이 나타났다. 다만 부정 응답이 47.6%에 이르고, 현장에서 훼손된 안내문이 다수 확인되었다는 점에서 주민 누구나 쉽고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는 형식이 충분히 확보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형식성은 기본적인 이해 가능성은 갖추고 있으나, 현장 안내문의 가독성과 유지·관리 측면에서는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된다.
나) 완전성(Completeness; CMPL)
정보품질 중 완전성(Completeness; CMPL)은 구성된 항목의 정보를 완전하게 구성하고 있는가를 뜻한다. 송영미, 김상현(2007)는 정보․시스템․서비스품질이 정부 포탈사이트 이용의도에 미치는 영향 연구에서 정보품질 측정변수로 웹사이트 정보의 '완전성'은 사용자에게 사이트가 더 유용하다고 느끼게 하는 영향변수라고 하였다.
주민 대상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현재 폐기물 배출 규정 안내가 충분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응답자의 38.1%만이 '그렇다'고 응답하였다. 반면 47.6%는 '그렇지 않다', 14.3%는 '전혀 그렇지 않다'고 답해 부정 응답이 총 61.9%로 나타났다. '매우 그렇다'는 응답은 없었다. 이는 상당수 주민이 현재의 안내는 정보 완전성이 낮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민 인터뷰에서도 정보의 완전성 부족이 반복적으로 지적되었다. 전농2동 주민 E·F는 특정 폐기물의 배출법을 찾을 때 '침대 패드'와 같은 세부 품목이 정확히 제시되지 않고 '침대' 처럼 포괄적으로만 안내되어 불편하다고 답했다. 또 전농2동 주민 C은 음식물쓰레기와 일반쓰레기의 구분 기준이 모든 사례를 포함하지 않아 대략적인 추정에 의존하게 된다고 설명했으며, 이를 가장 부족한 부분으로 평가하였다. 전농2동 주민 D 또한 빨대와 같은 세부 품목 역시 일반쓰레기인지 플라스틱인지 바로 판단하기 어려워 별도로 찾아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이처럼 주민들은 실제 생활에서 마주치는 세부 사례에 대한 정보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점을 문제로 인식하고 있었다.
데스크리서치 결과도 이러한 인식을 뒷받침하였다. 동대문구 공식 홈페이지에는 생활쓰레기·음식물쓰레기·재활용품·대형생활폐기물의 기본적인 배출 기준이 제시되어 있었으나, 침대 패드·빨대·개별 음식물 품목처럼 주민이 실제로 혼동하기 쉬운 세부 정보는 한곳에서 확인하기 어려웠다. 음식물쓰레기는 동대문구 홈페이지에서 관련 안내문을 확인할 수 있었으나, 세부 배출 기준은 담당 부서에 문의하도록 안내되어 있었다. 침대 패드의 배출 방법은 환경부 '분리의 정석' Q&A 게시판 답변까지 보아야 확인할 수 있었고, 음식물쓰레기 세부 기준과 빨대의 배출 방법 역시 해당 홈페이지 '품목사전'에서 검색하여 찾아야 했다. 즉, 관련 정보가 존재하더라도 여러 공식 페이지와 게시판에 분산되어 있어 주민이 직접 검색하고 종합해야 했다. 따라서 배출 규정 안내는 기본 정보는 제공하고 있으나, 주민이 실제 배출 상황에서 필요한 세부 정보를 한곳에서 충분히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완전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다) 적시성(Timeliness; TMLY)
정보품질 중 '적시성'은 제공되는 공시정보가 '시간적 현실성 있게 제공되는가에 대한 인식 정도'로 정의한다. 구체적으로 적시성 (Timeliness; TMLY)은 이용자가 요청한 정보 또는 필요로 하는 정보가 적시에 제공되어지는 정도를 의미하는 것이다.
적시성에 관한 주민 인터뷰 결과, 배출 규정 안내를 필요한 시점에 얼마나 빠르게 얻을 수 있는지는 정보 획득 경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났다. 현장 배출장소에는 품목별 배출 정보를 즉시 확인할 수 있는 안내가 부족해, 쓰레기를 버리는 순간 필요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의견이 있었다. 반면 온라인에서는 포털 검색 등을 통해 비교적 빠르게 정보를 찾을 수 있다는 응답이 나타났다. 다만 공식 홈페이지보다 유튜브, 네이버 검색, 가족 문의 등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아, 현장 안내의 적시성은 낮고 온라인 정보 획득의 적시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라) 정확성(Accuracy; ACCU)
정보품질 중 '정확성'은 제공되는 공시정보가 '정확한 자료에 근거하여 제공되는가에 대한 인식 정도'로 정의한다.
정확성에 관한 현장조사 결과, 전농2동과 답십리1동 조사구역의 일부 길거리 안내문과 오피스텔 안내문에서 최신화되지 않거나 공식 기준과 다른 정보가 확인되었다. 답십리1동에 남아 있는 과거 안내문에는 배출시간이 '해가 진 후'로 제시되어 있어 현재 기준을 명확히 파악하기 어려웠다.
또한 전농2동의 오피스텔 안내문 일부에는 동대문구의 공식 생활폐기물 배출시간인 18:00~21:00이 아니라 수거시간인 21:00~익일 06:00이 배출시간처럼 표기되어 있었다. 이는 배출시간과 수거시간이 혼동되어 전달된 사례로 볼 수 있다.
과태료 안내에서도 정보의 불일치가 나타났다. 답십리1동에서 확인한 두 안내문은 차량이나 손수레 등 운반 장비를 이용한 무단투기 행위에 대해 각각 40만 원과 50만 원의 과태료를 제시하고 있었다. 현재 부과 기준에 따르면 50만 원이 올바른 안내이므로, 과거 기준을 담은 안내문이 철거되거나 수정되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처럼 현장에서는 같은 지역 안에서도 배출시간과 과태료 기준이 서로 다르게 안내되어 정보의 정확성과 일관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사례가 나타났다.
반면 전농2동과 답십리1동 주민 40명을 대상으로 한 길거리 설문조사에서는 쓰레기 배출 요일·시간·품목 안내가 장소마다 다르거나 헷갈린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17.5%에 그쳤으며, 60.0%는 그렇지 않다고 답하였다. 따라서 실제 현장에서는 부정확하거나 최신화되지 않은 안내가 확인되었지만, 주민들의 안내 정확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전반적으로 높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뷰에서도 주민들이 안내문의 정확성을 충분히 판단하지 못하는 모습이 확인되었다. 한 주민은 접해 본 안내문이 많지 않아 정확성을 판단하기 어렵지만, 지금까지 본 안내문은 대체로 정확했다고 기억한다고 답하였다. 다른 주민은 안내문을 유심히 볼 일이 없고 관련 내용에 큰 관심이 없다고 응답하였다. 이를 종합하면 주민들의 정확성 평가가 양호하게 나타난 것은 현장 안내가 실제로 모두 정확하기 때문이라기보다, 안내문을 자주 확인하지 않거나 오류를 직접 인식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일 수 있다. 따라서 정확성은 현장 실태에서는 일부 문제가 확인되었으나, 주민 인식에서는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평가된 요소로 분석된다.
다. 정보품질 분석 결과
본 연구에서 '배출 규정 안내의 낮은 정보품질'은 형식성·완전성·적시성·정확성 가운데 일부 요소가 충분히 충족되지 않아 주민이 배출 규정 안내를 신뢰하고 활용하기 어려운 상태를 의미한다.
조사 결과 완전성의 부족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형식성과 적시성에서도 일부 한계가 확인되었다. 정확성에 대한 주민의 부정적 인식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네 가지 정보품질 요소를 종합했을 때, 배출 규정 안내의 낮은 정보품질은 폐기물 배출 규정에 대한 신뢰도 저하와 관련되는 것으로 분석하였다.
| 정보품질 변수 | 조사 결과 | 주민인식 | 종합판단 |
|---|---|---|---|
| 형식성 | 현장조사에서 훼손되거나 가독성이 낮은 안내문이 일부 확인됨 | 안내 형식에 대한 강한 부정적 인식은 두드러지지 않음 | 일부 부족 |
| 완전성 | 침대 패드, 빨대, 세부 음식물 분류 등 필요한 정보가 여러 페이지·Q&A·품목사전에 분산됨 | 인터뷰에서 가장 부족한 요소로 반복적으로 지적됨 | 가장 부족 |
| 적시성 | 현장에서는 필요한 순간에 정보를 바로 확인하기 어렵지만, 온라인 검색을 통해서는 비교적 빠르게 찾을 수 있음 | 정보 획득 경로에 따라 평가가 엇갈림 | 경로별 차이 |
| 정확성 | 최신화되지 않거나 부정확한 안내가 일부 확인됨 | 장소마다 안내가 다르거나 헷갈린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17.5%로 낮음 | 상대적으로 양호 |
라. 신뢰도 저하와 폐기물 배출 규정 미준수
박은수(2017)의 연구모형 1은 정보품질에 의해 형성된 신뢰성이 정보의 활용도로 이어지는 구조를 제시한다. 즉, 수요자가 제공된 정보를 신뢰할수록 해당 정보를 실제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는 여러 선행연구에서도 확인된다. 문승제·정한경(2009)은 서비스품질이 신뢰성을 높이고, 형성된 신뢰성이 만족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박종천(2011)은 정보품질 등에 대한 신뢰가 포털사이트의 재방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하였다. 조희경·김귀자(2012)와 서현석·전병준(2013) 역시 정보 및 서비스품질에 의해 형성된 신뢰가 브랜드 충성도와 관계유지 의도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이를 폐기물 배출 규정에 적용하면, 주민이 배출 규정과 그 안내를 신뢰할수록 규정을 실제 배출 행동에 활용하고 준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대로 규정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 안내를 참고하거나 규정을 따를 동기가 약화되어 배출 시간 미준수, 혼합배출 등 규정 미준수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폐기물 배출 규정에 대한 신뢰도 저하가 규정 미준수와 관련되는 것으로 보았다.
3. 과태료 집행의 실효성에 대한 낮은 인식
가. 과태료 규정과 실질적 집행의 괴리
| 위반행위 | 과태료 |
|---|---|
| 담배꽁초, 휴지 등 휴대하고 있는 생활폐기물을 버린 경우 | 5 |
| 비닐봉지, 천보자기 등 간이보관기구를 이용하여 생활폐기물을 버린 경우 | 20 |
| 휴식 또는 행락 중 발생한 쓰레기를 버린 경우 | 20 |
| 차량, 손수레 등 운반장비를 이용하여 생활폐기물을 버린 경우 | 50 |
| 사업활동 과정에서 발생되는 생활폐기물을 버린 경우 | 100 |
현대 도시 행정에서 생활폐기물의 안정적인 처리와 무단투기 방지는 쾌적한 주거 환경 조성 및 자원 순환 체계 구축을 위한 지자체의 핵심적인 고유사무이다. 「지방자치법」 제13조 및 「폐기물관리법」 제14조에 의거하여, 지방자치단체는 생활폐기물의 적정 배출을 유도하고 위반 행위를 단속·규제할 법적 책무를 지닌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는 세부 조례를 통해 투기 유형 및 위반 정도에 따른 촘촘한 과태료 부과 기준을 마련하고, 도심지 곳곳에 처벌을 예고하는 경고문과 현수막을 설치하는 등 행정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이러한 제도적 설계와 물리적 경고에도 불구하고, 실제 현장에서 체감되는 무단투기 억제 효과는 크지 않다. 골목길마다 상시 노출되어 있는 "과태료 부과" 경고문은 규범적 구속력을 잃은 채 단순히 도심 속 장식물로 전락하고 있으며, 시민들의 배출 규정 미준수율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근저에는 법적 위반 행위에 대해 실질적인 제재가 따르지 않는 집행력의 한계와, 이로 인해 누적된 시민들의 행정 신뢰 약화가 자리 잡고 있다. 즉, 법제도적 규제 기준의 고도화와 실제 단속 및 처벌이라는 실질적 집행 사이의 괴리가 발생하고 있다.
나. 규제 집행의 괴리가 초래하는 인지적 무력화와 규범 준수 저해 요인
1) 양치기 소년 효과와 처벌의 확실성
본 연구는 이러한 규제 행정의 실효성 상실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인지심리학의 '양치기 소년 효과(Cry-Wolf Effect)'와 범죄학의 '처벌의 확실성 이론(Deterrence Theory of Certainty)'을 제시한다.
첫째, '양치기 소년 효과'에 따르면, 경고의 빈도와 실제 집행 결과 간의 불일치는 규제의 신뢰성을 무너뜨리는 근본 원인이 된다. 전통적인 인쇄 매체 기반의 경고문은 영구적인 시각적 노출을 특징으로 한다. 그러나 과태료 처분이라는 실질적인 후속 조치가 결여된 '무늬만 강력한 경고'가 장기간 누적될 경우, 수신자는 경고 상황에 내재된 위험 수준을 지극히 낮게 인지하게 된다. 이로 인해 경고에 대한 능동적 무시를 넘어 아예 주의조차 기울이지 않는 '수동적 무시 기제'가 형성된다.
둘째, 법적 제재를 통한 위반 행위의 억제력은 제재의 엄격성(Severity)보다 제재의 확실성(Certainty)에 의해 좌우된다. 범죄학 및 법정치학의 선행 연구들(Wright, 2010; Nagin & Pogarsky, 2001)은 형벌의 액수나 강도를 높이는 것보다, "적발되어 처벌을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일탈 행동 제어에 훨씬 강력한 변수임을 증명해 왔다. 현재 지자체의 무단투기 규제는 시행령상 수십만 원에 달하는 엄격한 금액 기준을 명시하고 있으나, 실제 부과율 및 적발 가능성이 낮아 '확실성'을 제공하는 데 실패하고 있다.
2)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한 과태료 집행의 낮은 실효성
이러한 이론적 한계는 실제 배출 주체인 시민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양적 설문조사 결과에서 드러난다.
가) 낮은 제재 체감률과 고착화된 방치 인식
시민들이 체감하는 실질적인 제재 수준을 조사한 결과, 쓰레기 배출 규정을 어겨도 실제로 제재를 받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이 47.5%에 달했다. 반면 "실제로 제재를 받는다"고 인식하는 비율은 27.5%에 불과했다. 과태료 경고문이 무색하게도 시민 대다수의 머릿속에는 '어차피 처벌받지 않는다'는 인식이 지배적으로 고착되어 있다.
나) 규제 무력화가 초래한 규정 미준수
제재의 확실성이 낮다는 판단은 시민들로 하여금 의도적으로 법을 위반하게 만드는 면죄부 역할을 한다. 조사 결과, 폐기물 배출 규정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이를 지키지 않은 경험이 있는 시민이 64.3%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또 주목할 점은 배출 규정을 어긴 사유로 25.9%가 "단속 및 과태료 부과 가능성이 낮음"을 직접 지목했다는 사실이다. 즉, 법을 몰라서 안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안 걸릴 것을 확신하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지키지 않는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배출 규정을 준수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 '과태료 및 단속 부족'이 2위(19%)로 꼽힌 점 역시 시민들 스스로 단속 시스템의 부재를 체감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다) 처벌의 실효성
사람들은 과태료 규제가 확실히 이루어진다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제재가 충분히 이루어진다면 배출 규정을 잘 지킬 것인가?"라는 질문에 무려 72.5%의 응답자가 "그렇다" 혹은 "매우 그렇다"라고 답했다. 이는 시민들이 처벌의 실효성을 신뢰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확실하게 단속만 해준다면 기꺼이 법을 지킬 의향이 있다"는 사회적 합의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지자체가 단속의 신뢰도를 제공하지 못해 배출 규범 전체가 흔들리고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3) 집행력에 대한 낮은 신뢰도
가) 수거 업체 : 계도 효과에 대한 낮은 신뢰도
무단투기된 쓰레기를 매일 직접 수거해야 하는 수거업체는 단순 '계도(경고)' 중심 행정의 허구성을 비판한다.
"박스는 원래 펼쳐서 묶어서 배출하거나 비닐봉투에 넣어서 배출해야 해요. 근데 지금 저거 보면 아무도 그렇게 안 하잖아요. (중략) 과태료를 부과한다고 했을 때 직접적으로 피해가 있으니까 빨리 치우는데, 그냥 계도만 하는 경우에는 이거 뭐 별것도 아닌데 하는 인식이 있죠. 실질적으로 나한테 피해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행동 자체가 달라집니다." (수거업체 관계자 A)
수거업체 관계자의 지적대로 지자체가 과태료 부과를 회피하고 단순 계도 위주로 대처할 때, 시민들은 규정을 "지키지 않아도 손해 볼 것 없는 권장 사항" 정도로 격하하여 받아들인다.
나) 배출 주체 : 규정 미준수시 처벌에 대한 낮은 신뢰도
전농 2동에 거주하는 주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심층 인터뷰는 시민들이 걸리지 않는다고 확신하는 구체적인 행동 메커니즘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사법 집행 의지에 대한 회의: 단속이나 과태료 조치를 실제로 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전농2동 주민 B는 단호히 "아니요"라고 답하며, "내가 잘못 배출해도 과태료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누가 버렸는지 모르고, 행정기관이 그렇게 열심히 범인을 찾지도 않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지자체의 단속 의지 자체를 신뢰하지 않는 모습이다.
물리적·기술적 한계 인지: 전농2동 주민 C 역시 단속을 본 적이 없다고 답하며, 이를 행정력의 한계와 결부 지었다. "현장 적발이 아니면 어렵다. 단속반의 바운더리도 너무 넓고 순찰 도는 시간대를 피해 버리면 도망쳐도 못 잡는다. 솔직히 담배꽁초 단속도 안 하는데 쓰레기 배출 단속이 되겠냐. CCTV 단속도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고 결국 행정 낭비다"라며 단속 시스템의 실무적 무력함을 논리적으로 설명했다.
처벌 프로세스의 불투명성과 만성화: 동네에서 오랫동안 거주해 온 전농2동 주민 B는 수년간 방치된 환경을 지적했다. "중학교 시절부터 지켜봤지만 골목길 외관이 전혀 바뀌지 않았다. 버릴 사람은 계속 버린다. 만약 과태료가 부과되고 있었다면 진작 해결되었어야 하는데 효과가 없었던 것"이라고 증언했다. 또한 "CCTV로 나를 특정해서 문자를 날리는 것인지, 과태료가 날아오는 구체적인 시스템을 모르기 때문에 과태료가 나한테 올 거라는 생각을 아예 안 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심층 인터뷰 대상자들은 과태료 부과 과정에 대해 일관된 인식을 공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단속을 본 적이 없고(경험의 부재), 적발 메커니즘을 불신하며(기술적·물리적 한계 확신), 행정 처분의 절차를 인지하지 못하는 상태(불투명성) 속에서 "위반해도 과태료를 내지 않을 것"이라는 인식을 형성하고 있었다.
다. 과태료 부과 여부가 신뢰도에 미치는 영향
행정 신뢰도는 당국이 공표한 법적 예고를 실제로 이행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를 시민이 확신할 때 확보된다. 그러나 나) 배출주체의 인터뷰 결과에서 나타나듯, 주민들은 단속 메커니즘의 기술적·구조적 한계를 인지하고 있다. 과태료가 공허한 경고에 그치는 기간이 장기화될수록, 주민들은 지자체를 '공공의 질서를 유지할 의지도, 능력도 없는 무력한 주체'로 규정하게 된다. 이러한 행정 신뢰도의 실추는 결국 정부 정책 전반에 대한 냉소주의로 이어진다.
범죄사회학에서 다루는 '법적 냉소주의(Legal Cynicism)' 이론에 따르면, 법이 불공평하게 집행되거나 실질적인 통제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 공동체 구성원들은 법적 규범을 사회적 구속력이 없는 독립된 방관자로 인식하게 된다. 과태료의 실질 부과 여부는 바로 이 법적 냉소주의를 발생시키는 원인이 된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2.5%가 제재가 확실하다면 규정을 준수할 것이다라고 답한 점은 시민들이 내면의 도덕성만으로 행동하기보다 제도의 공정한 강제성을 담보로 삼고 싶어 함을 보여준다. 확실한 제재가 부재한 상황에서 규정을 철저히 지키는 시민은 자원 순환에 기여한다는 자부심 대신 손해를 본다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결국 과태료 부과의 실종은 위반자에게는 면죄부를 주고, 준수자에게는 회의감을 심어줌으로써 사회 전체의 규범 준수 의지를 집단적으로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4) 2차 요인 - 깨진 유리창 이론
깨진 유리창 이론은 미국의 범죄학자 제임스 윌슨(James Q. Wilson)과 조지 켈링(George L. Kelling)이 제시한 이론으로, 사소한 무질서를 방치하면 더 큰 무질서와 범죄로 이어질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예를 들어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사람들이 그 주변에 쓰레기를 버리거나 추가로 유리창을 깨뜨리는 등 무질서한 행동이 확산된다. 결국 이러한 현상이 반복되면 해당 지역은 방치된 공간으로 인식되어 더 큰 범죄까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작은 규범 위반을 방치할수록 더 큰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이론의 핵심이다.
이 이론은 쓰레기 배출 문제에도 적용할 수 있다. 배출 시간이 아닌 시간에 쓰레기가 놓여 있거나 분리배출 규정을 지키지 않은 쓰레기가 지속적으로 방치되는 모습을 접하면, 주민들은 규정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인식을 점차 잃게 된다. 또한 이러한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 역시 규정을 위반하는 행동을 반복하게 되어, 무질서가 더욱 확산되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
동대문구 폐기물 배출 규정 및 안내에 대한 주민 인식 조사(2026, 온라인 설문) 실제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나타났다. 폐기물 배출 규정을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지키지 않는 응답자 중 18.5%는 '다른 사람들도 규정을 잘 지키지 않기 때문'이라고 응답하였다. 이는 주변의 규정 위반 행동이 개인의 행동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며, 깨진 유리창 이론이 쓰레기 배출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출처 : 편집부. (2023, 3). 친절한 인문학 사전 깨진 유리창 이론_사소한 잘못을 바로잡지 않으면 큰 범죄가 일어난다. 유레카,(472), 106-111.]
본 연구에서 폐기물 배출 규정 미준수 문제를 변화시킬 핵심 행위자는 동대문구 청소행정과이다. 본 연구는 문제의 원인을 주민 개인의 귀찮음이나 시민의식 부족보다 수거·안내·제재가 작동하는 구조에서 찾았기 때문에, 주민의 행동을 직접 교정하는 주체가 아니라 이러한 제도적 조건을 바꿀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을 실행 주체로 선정하였다. 청소행정과는 폐기물 배출 안내, 수거업체 관리, 무단투기 단속과 과태료 부과 등 본 연구에서 확인된 주요 선행요인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 따라서 주민 개인에게 규정 준수만을 요구하기보다, 청소행정과가 규정과 집행 과정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는 방향으로 행정 방식을 바꾸는 것이 핵심적인 지렛대가 된다.
첫째, 배출 이후 수거·선별 과정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 주민들은 수거 과정에서 여러 폐기물이 함께 실리는 장면을 보고 '어차피 모두 섞인다'고 인식하고 있었지만, 실제로는 재활용품·생활폐기물·음식물류 폐기물 등을 차량별로 구분하여 수거하고, 폐기물 종류에 따라 서로 다른 처리시설로 이송하고 있었다. 따라서 청소행정과는 수거업체와 협력하여 차량별 수거 품목, 선별장 이동 과정, 최종 재활용 절차를 짧은 영상이나 카드뉴스로 공개하고, 수거 차량에도 '재활용품 전용', '생활폐기물 전용'과 같은 표식을 크게 부착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농2동·답십리1동 주민을 대상으로 소규모 설명회나 간담회를 열어 실제 수거 체계와 선별 과정을 설명하고, 주민이 혼합 수거로 오해하는 장면과 이유를 직접 수렴할 수 있다. 수거업체 관계자가 참여하는 현장 설명회나 선별장 견학 프로그램을 시범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정보 공개와 양방향 소통은 주민이 눈앞의 수거 장면만으로 혼합 처리라고 판단하는 것을 줄이고, 분리배출의 효과와 행정 운영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둘째, 배출 규정 안내의 정보품질을 개선해야 한다. 현재 침대 패드, 빨대, 헷갈리는 음식물쓰레기 기준 등 주민들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세부 정보가 홈페이지, 품목사전, Q&A 게시판 등에 분산되어 있어 완전성이 낮다. 이로 인해 주민은 정확한 기준을 찾기보다 대략적인 추정에 의존하게 된다. 청소행정과는 분산된 품목 정보를 하나의 통합 데이터베이스로 정리하고, 동대문구 공식 카카오톡 채널에 품목명만 입력하면 배출 방법을 즉시 확인할 수 있는 '1초 품목 검색 챗봇'을 구축할 수 있다. 검색 결과에는 배출 방법뿐 아니라 배출 요일·시간, 주의사항, 관련 이미지까지 함께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종량제봉투 겉면에는 음식물이 묻은 배달용기, 아이스팩, 빨대 등 주민이 자주 혼동하는 대표 품목을 직관적인 그림으로 인쇄하고, 더 많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QR코드를 함께 넣을 수 있다. 아울러 현장 안내문에는 제작일과 점검일을 표시하고, 주민센터나 관리주체가 훼손·오류 여부를 정기적으로 점검하도록 관리대장을 운영해야 한다. 주민이 잘못된 안내를 발견했을 때 사진과 위치를 신고할 수 있는 간단한 제보 창구를 마련하면, 부정확한 안내를 신속하게 수정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셋째, 제재의 가시성과 확실성을 높여야 한다. 현재 주민들은 과태료 경고문을 자주 보지만 실제 단속이나 부과 사례는 거의 체감하지 못하고 있어, 경고문을 실질적인 제재가 아닌 형식적인 안내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청소행정과는 반복 민원지역과 상습 오배출 지점을 지도화하여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하고, 일정 기간 계도와 단속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1차 위반에는 올바른 배출 방법을 안내하는 계도 스티커를 부착하고, 동일 장소에서 위반이 반복되면 현장 확인과 과태료 부과로 이어지는 단계적 집행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단속 건수, 계도 건수, 과태료 부과 건수와 주요 위반 유형은 월별 또는 분기별로 공개하여 실제 집행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주민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기존 경고문에는 과태료 금액만 제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신고·현장 적발·증거 확인·과태료 부과로 이어지는 절차를 간단한 도식으로 안내할 필요가 있다. 다만 단속 강화만으로 접근하기보다, 집중관리 기간 전에 주민설명과 안내를 충분히 제공하고 이후 반복 위반에 대해 일관되게 제재하는 방식이 규정의 공정성과 확실성을 함께 높일 수 있다.
첫째, 본 연구는 4주라는 제한된 기간 동안 전농2동과 답십리1동의 주택 밀집 지역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현장조사와 설문조사의 범위가 두 지역의 일부 조사구역에 한정되었으므로, 결과를 전농동·답십리동 전체나 다른 지역의 주택가에 일반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전농2동과 답십리1동에서 각각 확인된 규정 미준수 현황을 통합하여 분석했기 때문에, 두 지역의 배출 환경과 주민 인식이 어떻게 다른지는 비교하지 못하였다. 조사 시기와 시간대도 제한적이어서 계절, 날씨, 요일, 수거 전후 시간대에 따른 오배출 양상의 변화까지 반영하지 못하였다.
둘째, 본 연구는 폐기물 배출 규정의 실제 운영 결과보다 주민에게 인식되는 모습에 중점을 두었다. 혼합 수거처럼 보이는 장면이나 제재가 드물다고 느끼는 경험이 규정에 대한 신뢰도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분석한 것이다. 동대문구에서 실제로 수거된 폐기물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선별·처리되는지와 동대문구의 실제 단속·제재 빈도가 주민 인식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지를 충분히 검증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혼합 수거나 낮은 제재 빈도 자체를 확정한 것이 아니라, 그러한 인식이 규정 신뢰도 저하와 관련되는 과정을 보여준다는 범위에서 해석할 필요가 있다.
셋째, 골목의 폭, 주택 밀도, 배출장소의 위치와 형태, 차량 접근성 등 공간적 특성을 분석에 포함하지 못하였다. 같은 규정이 적용되더라도 좁은 골목이나 배출장소가 불명확한 지역에서는 주민의 배출 행동과 수거업체의 작업 방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연령, 가구 형태, 거주기간 등 주민 특성에 따른 차이도 체계적으로 분석하지 않았다. 따라서 확인된 규정 미준수가 신뢰도뿐 아니라 공간적 조건이나 주민 구성과 어떠한 방식으로 결합하여 나타나는지는 밝히지 못하였다.
넷째, 본 연구는 행위자가 제도와 상황 구조의 영향을 받아 행동한다는 점을 중심으로 분석하면서 주민, 수거업체, 지자체의 능동적인 해석과 선택을 충분히 다루지 못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주민이 규정을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해석하거나 자체적인 배출 방식을 만드는지, 수거업체가 현장에서 어떤 기준으로 수거 여부와 순서를 조정하는지, 지자체가 민원과 행정 여건 사이에서 어떤 대응 전략을 선택하는지까지 심층적으로 분석하지 못하였다. 이에 따라 행위자들의 상호작용이 규정과 신뢰를 유지하거나 변화시키는 과정은 제한적으로만 설명하였다.
첫째, 주민의 인식과 실제 제도 운영 사이의 차이를 정밀하게 검증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혼합 수거로 보이는 장면과 낮은 제재 체감이 규정 신뢰도 저하와 관련됨을 확인했지만, 주민 인식이 실제 수거·처리 체계 및 과태료 집행 실적과 얼마나 일치하는지는 충분히 밝히지 못하였다. 후속 연구에서는 차량별 수거 경로, 처리시설 반입 기록, 단속·과태료 부과 자료 등을 주민 인식 조사와 함께 분석하여 실제 운영상의 문제와 정보 부족에서 비롯된 오해를 구분해야 한다.
둘째, 공간 및 주민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 동일한 규정이라도 골목 폭, 주택 밀도, 배출장소의 위치, 차량 접근성 등에 따라 오배출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 후속 연구에서는 GIS와 공간 분석을 활용하여 규정 준수와 신뢰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물리적 조건을 확인하고, 전농2동과 답십리1동의 차이도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연령, 가구 형태, 거주기간, 주거 유형에 따른 정보 획득과 규정 준수의 차이, 계절·요일·수거 시간대에 따른 변화도 분석해야 한다.
셋째, 행위자 간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연구해야 한다. 주민, 수거업체, 지자체는 규정에 수동적으로 반응하는 존재가 아니라 각자의 정보, 편의, 비용과 행정적 제약을 고려해 행동을 조정하는 주체이다. 후속 연구에서는 주민이 배출 방식을 선택하는 과정, 수거업체가 현장 상황에 따라 작업 방식을 조정하는 과정, 지자체가 민원·예산·인력 사이에서 정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과정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이를 통해 각 행위자의 선택과 상호작용이 규정에 대한 신뢰를 강화하거나 약화시키는 과정을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뢰 회복을 위한 정책의 효과를 실증적으로 검증해야 한다. 본 연구는 주민의 규정 신뢰도를 높여야 한다는 방향을 제시했지만, 실제로 어떤 정책이 가장 효과적인지는 확인하지 못하였다. 수거·처리 과정 공개, 품목 검색 챗봇과 안내체계 개선, 단속 기준 및 집행 결과 공개, 주민 피드백 제공, 배출장소 개선 등을 지역별로 시범 운영하고 시행 전후의 신뢰도와 오배출 변화를 비교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세 가지 선행요인 가운데 신뢰도 회복의 핵심 지점이 무엇인지 밝히고, 후속 정책 설계를 위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