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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의 탄생 1회차 — 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않으려면

·연탐스터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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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그럼 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않으려면 뭘 해야 되지."

8월 11일, 연탐스터디 시즌5의 두 번째 모임에서는 송호근의 『인민의 탄생』을 함께 읽습니다. 연구탐사대 안에서 '지식공론장'에 대한 비전을 그릴 때 중요한 참고서가 되었던 책으로, 윤상대원의 제안으로 읽게 되었어요.

빌려온 렌즈로는 보이지 않았다

저자는 1970년대에 학문을 시작한 사회학자입니다. 그는 서양 사회과학을 가져와 한국 사회를 분석했습니다. 표층은 그런대로 보이는 듯했지만, 심층의 깊이는 가늠할 수 없는 암흑상자였다고 씁니다. 서양 인식론으로 한국을 재단하면 본질을 왜곡하기 십상이라는 결론에 이르렀고, 그래서 그가 한 행동은 '역사'를 다시 바라보는 것이었어요. 유행처럼 번져 있던 서양 사회과학의 이론을 그대로 차용하는 것이 아니라, 진짜 이 현상을 바라보기 위해서 어떤 렌즈가 필요할까를 고민하다 역사 재구성의 영역까지 갔습니다. 문제를 풀기 위한 연구자의 소명의식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어요.

지성인에서 지식인으로, 그리고 다시

서양 학문이 들어오기 전까지 한국에서는 문학과 사회과학이 버무려진 채로 있었다고 해요. 함석헌 선생이 놓인 자리도 그 맥락이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전문화된 지식으로 급격히 넘어가면서 지성인은 지식인이 되었고, 분과학문은 점점 세분화되었습니다. 저자가 2011년에 우려한 것이 지금 현실이 된 것 같다는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윤상대원). 대학의 종말 수준까지 간 느낌인데, 정작 사회 문제에 답을 내놓거나 한국 사회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지식의 역할이 완전히 비어버렸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가 지성인의 자리로 다시 돌아가야겠다고, 그러려면 근대의 시작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 이 책의 출발점입니다.

전환기에 함께 묻는다

"전환기에 우리의 지식공론장은 어떤 변화 앞에 서 있을까?"

『인민의 탄생』은 조선이 성리학의 축에 갇혀 있다가 그 축이 붕괴하면서 인민이 객체에서 주체로 튀어나온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축에 사로잡혀 있는지, 그 축이 붕괴되고 있지는 않은지, 그래서 우리도 새로운 주체가 되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물을 수 있겠습니다. 여기에 장준하의 『돌베개』가 겹쳐졌습니다. "또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기 위하여." 그때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해서 일제가 들어왔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했는데, 지금 전환기에서도 비슷한 위험이 드러나고 있다면. 두 달을 관통할 질문이 이렇게 잡혔습니다. "다시 못난 조상이 되지 않으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가."

1회차를 정리하며

서문을 읽으며 세 사람 모두 공감한 지점이 있었습니다. 문장이 문학적이라는 것. 어려운 책인데 비유 덕분에 가볍게 이해가 된다는 점이었어요. '문제를 해결하는 지식'을 만들기 위해서는 이러한 포인트도 매우 중요하구나 생각해봅니다. 아무리 좋은 재료라도 사람들에게 쉽게 전해져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으니까요. 다음 주부터 본격적으로 읽습니다.

📚. 송호근(2011), 『인민의 탄생 — 공론장의 구조 변동』(민음사)


연탐스터디는 연구탐사대 대원들이 직접 제안하고 호스트가 되는 자율 책모임입니다. 한 권의 책을 선정하여 하나의 질문을 정해, 읽는 과정에서 질문에 대한 답을 정리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