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동적인 지식생태계를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티키타카가 중요하다"
처음 우리는 지식생태계의 역동성이 부활하면 문제해결 생태계에서 거대한 사회문제를 다루는 흐름이 생길 거라 기대했다. 그 생각은 조금씩 다듬어지고, 구체화되었는데, 크게는 두 가지로 생각할 수 있다. 문제해결 생태계에서 필요한 담론은 거대한 사회문제뿐 아니라 사람들의 관심도가 적은 영역에서의 담론도 담고 있다는 것. 그리고 역동성을 갖기 위해서는 지식생산자와 지식수요자 두 축의 하모니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문제에 가닿은 지식을 가볍게 이야기해보자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모인 조직들의 생태계인 소셜섹터에서는 '거대한 문제', 예를 들어 기후위기를 풀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 우리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를 묻지 못한다. 눈앞에 있는 일들을 넘어 30년의 거대 계획을 다루지 않으니 눈에 보이는 현안에 몰두하고 있는 모습을 본다. 하지만 조직은 전장에서 가장 선두에 있는 존재들. 그들에게 거대담론을 논하라는 것은 어쩌면 순진무구한 아무것도 모르는 외부자의 말일 수 있다. 그래서 이 역할을 해야 하는 '연구자'가 소셜섹터의 한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난 5년 동안 현장을 경험하면서 그들에게 필요한 지식은 거대담론보다는 조금 더 현장에 가까운,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날까' '왜 피해자들은 이 문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가' '왜 구조는 이렇게 만들어졌는가'였다. 거대한 담론 이전에 중요했던 건 어느 문제 위에 있느냐였다.
지식생태계의 '역동성'을 가지고 오기 위해서는 두 주체의 하모니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본다. 우리는 맨 처음, '기후위기' 관련 논문을 읽는 지식공동체(연구산악대)로 시작했다. 500명 가까이 되는 사람들과 함께 기후위기 논문을 읽으면서 우리만의 담론을 만들려고 했지만 논문이 가진 한정된 포맷으로 현장과 연결짓는 작업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현장에 필요한 지식의 형태를 만드는 걸 먼저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사회문제해결형 연구자를 위한 연구훈련 커뮤니티, 연구탐사대를 만들었고 그 안에서 부트캠프와 스프린트를 통해 '연구경험'이 없더라도 문제의식을 연구질문으로 뽑아내 자기만의 설계를 할 수 있게, 더 나아가 한 편의 완성된 연구결과물(논문이든 보고서든)을 완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여기서 150여 명의 사람들과 함께했고, 각자가 위치한 현장에서 필요한 지식을 발굴해냈다. 하지만 이들에겐 그들의 연구 여정을 지지해주고 지켜봐줄, 그리고 필요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할 동료가 필요했다.
두 그룹을 위한 커뮤니티가 되고 싶다. '지식생산자'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모인 연구탐사대를 누군가 바깥에서 응원하고 지지해주겠지 기대했지만, 우리가 상상하는 '역동적인 지식생태계'가 되기 위해서는 바깥이 아닌 안에서 함께해야 한다는 것을 본다. 그래서 이제부터 우리는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지식을 만들어내는 이들을 위한 환경과 그러한 지식을 누구보다 바라는 이들을 위한 커뮤니티를 만들려고 한다. 전자는 '연구를 수행하고, 지식IP를 만드는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들인 부트캠프, 스프린트 등이 되겠고, 후자는 '문제해결형 지식IP를 향유하고, 각자의 현장으로 가지고 가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철학산책, 연탐스터디 등이 되겠다.
우리가 꿈꾸는 모습은 이렇다. 문제의 현장마다 지식콘텐츠를 만드는 영역별 인디-싱크탱크들과 그들의 콘텐츠를 구독하고 응원하는, 그리고 각자의 현장에서, 우리의 사회에 어떻게 적용할지 고민하는 행동하는 지지공동체들이 '지식콘텐츠'를 재료 삼아 함께 어우러지는 것. 그러면 우리는 '역동적인 지식생태계'를 실현시킬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