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팩트 조찬모임 4회차 기록 4회차 보드 ↗
Recap 04 · 2026.08.24

당연하게 여겨온
것들을 의심하기

「판을 바꾸는 협력」 제4장 「창발적 협력을 위한 새로운 경로」 · 네 번째 아침
🗓 8월 24일(월) 오전 8–10시 📍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8층 🙋 열댓 명 참석 💬 보드 글 11개 · 댓글 10개
이 기록은 채텀하우스 룰에 따라 오간 이야기는 담되 누가 말했는지는 적지 않습니다. 발제 내용과, 보드에 각자 이름으로 남겨주신 글은 그대로 실었습니다.
8층에 둘러앉아 제4장 발제를 듣는 4회차 현장
“변화는 각자의 ‘새로운 경로’에서 시작된다” ·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8층
🤝 오늘의 질문

사회혁신 생태계가 앞으로 더 과감하게 실험하고 협력하기 위해서는, 지금 당연하게 여기는 어떤 전제나 관행을 먼저 의심해봐야 할까요?

보고서의 마지막 장입니다. 지금까지 등록은 46명, 이날 아침 보드에는 체크인이 13개 올라왔습니다. 아이스브레이킹은 "지금까지의 소감과 기대" — 처음 오신 분은 기대를, 함께해오신 분은 짧은 소감을 남겼습니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데도 여기서 나온 대화가 너무 좋아 꾸역꾸역 눈을 비비고 나오게 되는 마성의 매력", "논의하고 끝나기보다 어떤 프로젝트로 연결되면 좋겠다", "여기서 생긴 라포와 공감대가 다음 스텝으로 어떻게 이어지면 좋을지" 같은 말들이 나란히 올라왔습니다.

진행자는 이날 4장을 읽으며 "3주 동안 우리가 한 얘기를 마치 알고 있었던 것처럼 4장에 다 나오더라"고 했습니다. 오늘 발제는 앞선 세 회차의 고민에 대한 연구팀 나름의 대답과 제안으로 들으면 좋겠다는 말로 문을 열었습니다.

발제 — 창발적 협력을 위한 새로운 경로

왜 '새로운 경로'인가

지난 회차에서 시스템 체인지의 가능성을 여는 방법으로 미션 중심의 창발적 협력을 제안했지만, "이상적인 말로 들릴 만큼 실천이 어렵겠다"는 공감대가 연구팀 안에도 있었다고 했습니다. 자원의 논리, 강한 섹터 경계, 조직 단위에 머무는 리더십 — 이런 관성이 강한 환경에서는 창발적 협력이 쉽게 자리 잡지 못합니다.

그래서 변화의 주체인 조직과 개인이 각자의 자리에서 기존 방식을 반복하지 않고 다른 질문과 다른 실천을 시작할 때 비로소 변화의 조건이 만들어진다고 봤습니다. 그 다른 질문과 다른 실천에 붙인 이름이 새로운 경로입니다.

새로운 경로란

시스템 바깥에서 완성된 대안을 가져오는 일이 아닙니다. 생태계 안에서 이미 쓰이고 있는 언어·자원·관계·판단을 이전과 다르게 조합하고 실행해 다른 가능성의 통로를 만드는 일입니다.

다섯 개의 레버리지 포인트

레버리지 포인트는 개입 자체는 작아 보여도 시스템의 작동 원리를 정확히 건드려 큰 파급력을 만드는 지점입니다. 연구팀은 기존 연구들을 우리 생태계 맥락으로 재구성해 다섯으로 정리했습니다. 들으면서 "내가 이 역할을 하고 있었구나" 혹은 "우리에게 이런 역할을 하는 사람이 더 필요하겠구나"를 짚어보시라고 했습니다.

1
비전과
방향성
무엇을 문제로 인식하는가 · 협력의 방향이 시작되는 조건
인식의 전환·문제 재정의 — "무엇이 부족한가"에서 "무엇이 이 반복을 만들어내는가"로 질문을 바꾼다
기존 내러티브의 해체 — 개인 책임, 효율성 부족, 자원 한계 같은 익숙한 설명이 어떤 관행과 자원 흐름을 정당화해왔는지 다시 본다
공동의 비전 수립 — 차이를 없애 하나의 답을 얻는 게 아니라, 다양한 해석을 허용하면서 함께 갈 방향을 만든다
2
관계와
권한
누가 발언하고 결정하는가 · 협력의 흐름을 바꾸는 조건
권력 구조의 진단 — 누가 말하고 누가 결정하고 누구의 경험이 반영되지 않는지
협력 구조의 조율 — 한 번의 결정이 아니라 어긋날 때마다 계속 튜닝하는 지속적 노력
자기 위치의 점검 — 조율하는 주체도 영향력 있는 위치에 서게 되며, "당신은 이런 권한을 갖고 있다"는 불편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야 한다
3
실험과
학습
어떤 실험이 허용되는가 · 협력의 미래를 바꾸는 조건
실험 공간의 조성 — 새로운 활동을 시도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시도가 가능해지는 조건을 만드는 일
실패의 자산화 — 무엇이 왜 작동하지 않았는지 해석해두면 실패가 다음 실험의 근거가 된다
학습의 순환 — 보고서에 머물지 않고 다음 기획과 자원 배분에 실제로 반영되는 공동의 지식
4
제도
어떻게 확장할 수 있는가 · 협력의 규모를 넓히는 조건
제도적 언어로의 번역 — 현장의 반복적 어려움을 정책 설계자가 판단할 수 있는 형태로
현장과 제도 간 연결 — 서로 다른 언어를 오가며 잇는 역할
변화의 제도화 — 법을 바꾸는 거대한 일만이 아니라,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주체에게 결정 권한을 주는 것, 여러 조직이 함께하는 형태를 지원사업이 정식으로 받아주는 것도 제도화다
5
자원
어떤 기준·시간표로 흐르는가 · 모든 협력의 시작과 끝을 만드는 조건
가치 기준의 재정의 — 자원의 양을 늘리는 것을 넘어 무엇을 가치 있는 시도로 인정할 것인가
평가 방식의 재설계 — 중복 사업이 얼마나 줄었는지, 어떤 관계가 새로 만들어졌는지, 학습이 얼마나 쌓였는지도 성과로
자원 타임라인의 재조정 — 한 조직의 사업비가 아니라 협력체 전체를 지원하고, 실행비 말고 조정과 학습에 드는 비용을 인정한다

그래서

필요한 것은 협력을 더 많이 하는 게 아니라 협력하는 방식을 바꾸는 일입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문제를 다르게 정의하고, 관계와 권한을 다시 놓고, 실험할 여지를 만들고, 제도와 자원의 흐름을 바꿀 때 조건이 만들어집니다. 그렇게 여러 개의 새로운 경로가 서로 연결될 때 생태계 안에 다양한 협력의 패턴이 쌓이고, 그때 시스템 체인지의 가능성이 확장됩니다.

토론 — 여덟 갈래로 흘렀습니다

보드에서 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글이 돈 이야기였고, 토론의 절반이 거기서 흘렀습니다.

① 돈 이야기가 터부가 된 자리

② 운영비와 인건비 — 보이지 않으면 설득되지 않는다

③ 임팩트냐 수익이냐가 아니라, 언제 무엇이 먼저인가

비영리는 돈을 벌면 안 된다는 뜻이 아니다

비영리는 벌어들인 이익을 구성원에게 나누는 것이 우선순위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영리 법인으로 운영해도 조직에 나누는 것보다 사회에 나누는 게 우선이라면 그건 비영리라는 것. "여기 계신 분 중에 돈 필요 없는 분 있어요? 월급 제로로 줘도 이 일을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문제는 돈을 버느냐가 아니라 미션 달성에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를 건강하게 말할 수 있는 문화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④ 돈을 말할 우리만의 언어가 없다

"왜 사회혁신 생태계조차 돈 버는 이야기를 하는 게 터부가 되었을까"라는 질문에, 두 가지 답이 붙었습니다.

⑤ 다섯 조건은 단계가 아니다 — 다르게 반복하기

⑥ 관계란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가 보고 싶었던 아름다움

거기서 진짜 내가 보고 싶었던 아름다움을 볼 것인가

"우리가 지금 이 창발적 협력을 통해 하고 싶은 게 나도 돈을 많이 벌고 우리 조직도 로켓을 탔으면 좋겠고 규모 있는 변화도 눈에 보였으면 좋겠는 것도 있겠지만, 사실은 우리가 처음 이 마음을 먹었던 그 사람의 삶, 변화되었으면 했던 그 사람의 삶을 사랑하는 곳에서 시작합니다. 임팩트 생태계가 경쟁력 있어지고 국가적으로 중요해지는 것보다, 거기서 진짜 내가 보고 싶었던 아름다움을 볼 것인가 — 그 마음이 있어야 저런 정서가 형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⑦ 성찰은 행동 다음에 온다 — 질문을 바꾸면 논의가 바뀐다

⑧ 조직 바깥의 공간, 그리고 우리끼리 하는 펀딩

후반부는 "그래서 뭘 해볼까"로 넘어갔습니다.

멤브레인 — 밖으로 열고, 안으로 되돌리기

커먼즈 연구에서 온 말로, 바깥으로 열려 있으면서 분자가 구멍을 따라 안으로 들어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우리끼리 자구적으로만 하는 게 옳아"로 기울지도, "밖의 논리만 가지고 해야지"로 기울지도 않고, 밖의 것을 수용한 다음 우리가 만들어낸 것으로 밖을 다시 바꿀 수 있는 방식. 조직 바깥의 공간에서 작고도 근본적인 프로젝트를 두세 개씩 해보고 나면 그 경험이 다시 조직 안으로 들어가 조직을 바꾸는 측면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우리는 늘 한쪽 방향만 생각하게 된다는 말과 함께요.

마무리에 나온 불편한 질문

진행자가 마지막에 스스로 "살짝 불편하게 가져가겠다"며 남긴 이야기입니다. 임팩트 생태계는 큰 펀더가 펀딩해준 자원 위에 생겼다는 맥락이 있고, 그래서 자꾸 큰 펀더를 다시 고민하게 되고 큰 펀더가 던진 아이디어가 발전된 형태가 됩니다. 지금 섹터의 위기를 타개하는 논의도 다른 큰 펀더를 모셔오거나 큰 펀드와의 관계를 개선하는 방식으로 흐르는 것 같은데, 진짜로 이 생태계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큰 펀더로부터가 아니라 자생적으로 우리 스스로 사회문제를 상상하고 미션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닌가. 부모 밑에서 자라다 독립하듯 자립할 준비를 해야 하는데, 바깥 큰 펀더의 액수와 파워가 너무 유혹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곧바로 반례가 붙었습니다. 해외 사업에서 펀더가 원하는 방향과 현지의 간극을 메우기 어려워 자체 사업으로 자원을 조달하는 쪽으로 전환한 조직들이 있는데, 그 전환 과정에서 모든 것이 돈 버는 일로 해석되기 시작해 현지를 설득하기가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는 사례입니다. 자생의 영역으로 갔을 때 지금은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이 생길 여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필요하겠다는 말로 이어졌습니다.

남은 질문들

이날 매듭짓지 못하고 다음으로 넘긴 것들입니다.

돈을 말할 우리만의 기준과 언어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 시장의 논리를 그대로 가져오지 않으면서도 근거를 갖고 말할 수 있는 방식
무엇을 성과로 볼 것인가 — 기준이 없으니 최저임금으로 수렴한다. 이걸 전문적으로 다루는 주체가 생태계에 있는가
펀더 쪽의 질문 — "우리가 지원하는 이 금액의 인건비가 내 조직의 인건비와 비교해 정당한가"를 누가 물을 것인가
조직 바깥의 공간을 실제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 — 누가 열고, 무엇으로 굴리고, 어떻게 조직 안으로 되돌릴 것인가
우리끼리 하는 펀딩을 성수동 안에서 먼저 해볼 수 있을까 — 헤이그라운드에서, 상상플래닛에서, 그리고 서로 이어서
자립할 것인가 — 큰 펀더 위에 세워진 생태계가 자생으로 전환할 때 지금은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
기존 자본의 문법을 따르고 싶지 않다면서 왜 임팩트를 화폐 가치화하고 있는가
'다르게 반복하기'를 실제 협력 과정에서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 — 다섯 조건이 단계가 아니라면, 언제 다시 방문하는가
성찰을 부르는 행동을 어떻게 먼저 설계할 것인가 — 질문을 바꾸면 논의가 바뀐다면, 우리는 어떤 질문을 던져야 하는가
문제 단위로 역할을 나누는 그림을 실제로 그려볼 수 있을까

다음 회차

05회차 · 8월 31일(월) 오전 8–9시 · 종합 · 헤이그라운드 성수시작점 6층 30인실
판을 바꾸는 협력

🏁 마지막 회차입니다. 자리는 6층으로 돌아옵니다. 보고서는 이날로 다 읽었습니다. 그래서 다음 회차는 무엇을 같이 읽고 이야기하는 자리가 아니라, "그럼 우리 이제 뭘 해야 할까, 뭘 한번 해볼까"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고 함께 이야기하는 자리로 마련합니다.

📍 네 회차 동안 보드에 모인 이야기 — 특히 조직 바깥의 공간, 우리끼리 하는 펀딩, 문제 단위의 협력 — 이 마지막 자리의 재료가 됩니다. 구체적인 진행은 메일로 따로 전합니다.

보드는 계속 열어둡니다. 오늘 못 오신 분도, 자리에서 못 다 한 이야기가 있는 분도 언제든 남겨주세요. 보드 하단 '더 이야기해야 할 주제들'에 모인 제안은 아카이빙해두었다가, 5회차 이후 이어질 공론장을 기획할 때 씁니다.

4회차 보드 다시 보기 ↗ 4회차 발제자료 ↗ 3회차 기록 다시 보기 ↗

읽었다면, 한 문장 남겨주세요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현장 보드에 실제로 올라온 글이고, 지금도 이 자리에서 공감순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기록을 읽고 든 생각·소감·다른 관점을 아래에 바로 이어 적어주세요. 남긴 글은 4회차 보드에도 함께 뜨고, 마지막 회차를 열 때 이 이야기들을 모아 시작합니다. 못 오셨던 분도, 다시 떠오른 생각이 있는 분도 환영합니다.

💬 이어지는 이야기
기록을 읽고 드는 생각·소감·다른 관점을 남겨주세요. 현장에서 오간 이야기와 같은 곳에 모입니다. 못 오셨던 분도, 다시 떠오른 생각이 있는 분도 환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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