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아침입니다. 보고서는 4회차로 다 읽었습니다. 그래서 이날은 무엇을 함께 읽는 자리가 아니라, "그럼 우리 이제 뭘 해볼까"를 꺼내는 자리로 열었습니다.
체크인은 "간단한 자기소개, 그리고 네 번의 아침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이야기" — 열네 개가 올라왔습니다.
체크인
"어디까지 이야기해도 될까 고민했는데 후반부에는 덜 고민했던 것 같아요" · "'우리가 누구인가'와 '실패를 공유할 수 있는 자리'가 기억에 남아요" ·
"'왜 소셜섹터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모호하게 느끼는지 모르겠다'는 말" · "'협력이 꼭 협의로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라는 말" ·
"조직 밖에서 자유롭게 진단하고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 — 우리가 있는 이 자리가 그 시작이지 않을까" · "5번 모두 참석에 아주 작은 성취감이 있네요"
진행자는 "오늘은 이 내용을 더 듣는 자리가 아니라, 뭘 할 수 있을까를 나누는 자리"라고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발제 대신 네 번의 아침을 갈무리한 리캡을 준비했다고 했습니다.
"매번 잘 짚기만 해도 충분히 좋겠다 싶어서, 네 회차를 짚고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경로 다섯 개를 정리했습니다."
리캡 — 네 번의 아침이 남긴 것
숫자로 먼저
누적 등록 50명, 보드에 올라온 글 91개, 거기 눌린 공감 216개.
회차마다 다른 장을 읽었는데 결국 같은 자리로 돌아왔다는 것이 네 번의 아침에서 확인한 것이었습니다.
네 회차를 관통한 세 줄기
A 실패와 모호함
실패와 모호함을 말할 자리가 없다
1회차 "실패 자랑대회를 정작 이 씬에서 해야 하는 것 아니냐" — 사실 생태계 초창기부터 나온 이야기라 이제는 그것조차 올드한 트렌드처럼 느껴질 만큼 사그라들었다고 했습니다
2회차 성과공유회 말고 과정 공유회 · 3회차 모호함을 견디는 힘과 레퍼런스의 부재 · 4회차 실패의 자산화
견뎠더니 변화가 일어났다는 사례가 없으니 따라갈 북극성도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B 자원의 문법
자원의 문법이 협력의 문법을 정한다 아직 주는 자와 받는 자의 위치가 있고, 이해관계가 다르니 문제를 푸는 프로젝트를 만드는 데 한계가 생깁니다
액수보다 자유로운 돈이 필요하다는 것 · 받는 실험은 많았는데 주는 실험은 덜 됐다는 것 · 자발적이든 아니든 펀더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는 것
그리고 4회차에서 무르익은 질문 — 우리가 쓰는 돈과 재정에 관해 우리가 이야기할 언어가 있는가. 스타트업의 용어도 프로젝트 운영의 용어도 가져오는데 "임팩트 생태계스럽게 돈을 쓴다는 건 뭐지, 관계를 맺는다는 건 뭐지"에 대한 언어가 없다는 것
C 조직 바깥
조직 바깥에 자리가 필요하다
1회차 남은 질문에 이미 있었습니다 — "조직 바깥의 공간에서 실무자들이 이 이야기를 이어갈 수는 없을까"
2회차 생태계에 좋은 어른이 없다 — 도덕적으로 좋은 어른이 아니라, 조직을 넘어선 차원에서 고민하고 실험해본 경험을 전수해줄 사람을 만나기 어렵다는 뜻.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자리가 없다는 이야기이기도 했습니다
3회차 조직 라벨을 뗀 프로젝트 그룹 · 4회차 조직 바깥의 공간과 멤브레인, 그리고 대외적으로 열기 전에 우리끼리 먼저
진행자는 B를 1회차와 연결지었습니다. "임팩트 생태계가 어디인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1회차에 나왔고,
반대로 "바깥에서 보면 여러분이 어떤 분들인지 너무 선명한데 왜 자꾸 자기들을 모르겠다고 하냐"는 말도 나왔습니다.
우리 스스로를 어떻게 규정하는지가 언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우리스럽게 일한다, 우리스럽게 돈을 쓴다"가 무엇인지도 말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프로젝트라는 단 하나의 경로
보고서는 다른 경로, 다양한 경로가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 어쩌면 우리에게는 프로젝트라는 경로 하나밖에 없지 않나. 그런 채로 10년을 살아오지 않았나.
클라이언트와 운영기관이 붙어 기획하고, 모집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성과공유회를 하고, 결과보고서를 쓰고 마무리하는
이 루트 자체가 너무 당연한 경로가 되어버린 것 아닌가. 진짜 문제를 풀어내려면 이 경로에 대한 성찰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네 회차가 남긴 다섯 개의 '해보자'
① 조직 바깥의 공간
개별 조직의 이해관계와 평가 바깥에서 실험하고 서사를 만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 밥 모임도, 이 모임도 이미 그 일부일 수 있습니다.
작은 펀드, 프로젝트 게시판, 또 다른 공론장까지. 네 회차 내내
② 우리끼리 하는 펀딩
밖에서 재원을 구하기 전에 우리 안에서 작은 프로젝트에 먼저 돈을 대보는 경험.
게시판 하나 만들어 몇십만 원짜리 펀딩부터 MVP로. 2회차 '꼬리표 없는 돈' → 4회차
③ 문제 단위의 협력
조직 단위가 아니라 문제 하나를 놓고 밸류체인을 함께 그리고, 어디가 비어 있는지 보고 역할 지도를 그리는 일."교육생들에게는 지도를 그려보라 하는데, 정작 실전 플레이어가 그려본 적이 있나."1회차 자립준비청년 → 4회차
④ 과정과 실패를 나누는 자리
성과공유회와 별개로 여는 과정 공유회. 비슷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사람들끼리 시작해도 좋고,
특정 프로젝트를 두고 "우리 과정 공유 한번 할게요, 오세요"로 열어도 좋습니다. 1회차 → 2회차
⑤ 돈을 말하는 우리만의 언어
견적서를 함께 뜯어보고, 프로젝트 하나를 회계로 부검해보는 일.
"이걸 더 임팩트스럽게 쓴다면 어떻게 바꿀 수 있지" — 바꾼 내용은 역으로 클라이언트와 펀더에게 제안이 됩니다. 4회차
오늘의 요청
"이 정도 하려면 워크숍을 해야 하는데, 조 짜고 포스트잇 붙이고 — 아침 8시에 그건 좀 아닌 것 같아서."
그래서 이 자리에서는 썰을 풀고, 정말 해보고 싶은 것이 있으면 각 아이디어의 댓글에 명함 건네듯 연락처를 남기고,
의지가 있는 사람이 자발적으로 연락을 돌려 판을 만들자는 것이었습니다. 필요하면 운영팀에 연락을 달라고 했습니다.
토론 — 다섯 갈래로 흘렀습니다
10분간 보드에 아이디어를 발산한 뒤, 공감과 댓글이 많이 붙은 순서로 이야기를 열었습니다.
① 우리끼리 하는 펀딩 — 받은 돈의 그릇을 어디에 둘 것인가
첫 질문은 아주 실무적이었습니다. 모은 돈을 담을 그릇을 어디에 둘 것인가. 영리 법인은 매출이 잡히니 재화나 서비스가 오가야 하지만
비영리는 의미에 공감해 후원하는 구조라 그릇으로 적합하다는 것. 다만 그 조직이 행정을 떠안게 되니,
차라리 이 프로젝트만을 위한 조직을 만들었다 부수는 편이 낫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습니다. "만들고 부수는 건 어렵지 않으니까요."
이미 있는 도구를 쓰자는 제안도 붙었습니다. 비영리 지지자 커뮤니티 플랫폼을 쓰면 프로젝트를 여는 순간부터 관심 있는 사람들이 계속 지켜볼 수 있고
우리 조직의 이야기가 쌓이며, 프로젝트 단위 펀딩도 조직 후원도 함께 열린다는 것입니다.
서사가 먼저다
한 참여자가 인상 깊게 본 사례를 꺼냈습니다. 팔레스타인 감독의 영상을 기록한 영화를 보고 "뭐라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든 사람이,
행정도 수입 배급도 해본 적 없이 1인으로 상영회를 준비하며 그 과정을 전부 기록해 올렸고, 그 기록에 공감한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펀딩의 리워드도 특이했습니다. 내가 돈을 내면 영화를 본 관객에게 초콜릿이 가는 펀딩 — 자원의 불평등을 상징하는 초콜릿에,
감독 인터뷰 전문과 기획 배경을 적은 페이퍼를 함께 얹어 관객에게 선물하는 방식이었습니다.
빠르게 성공했고, 좌석이 찼고, 그걸 본 다른 지역에서 연락이 와 안동과 인천에서 두 차례 더 상영됐습니다.
그러자 "펀딩을 연다면 사람들이 어느 포인트에서 혹할지를 우리가 잘 찾아봐야 한다"는 이야기가 붙었고, 곧바로 다른 결의 반응이 나왔습니다.
"외부 자원에 종속되고 싶지 않아서 우리끼리 마음껏 해보자고 한 아이디어인데, 이것마저 어떻게 마음을 건드릴지 고민해야 하나 — 좀 힘 빠지는 느낌"이라는 것입니다.
정말 해보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이 재원의 가장 큰 의미 아니겠느냐고요.
그러면서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④번을 가리켰습니다. "글을 썼다는 건 뭔가 움직였다는 거니까, 거기부터 만 원씩이라도 내서 간식이라도 먹고 가볍게 출발해볼 수 있지 않을까.
이 황금 같은 아침 시간을 내서 왔다는 건 그만큼 간절함이 있다는 거니까."
최근 자신이 펀딩한 경험이 겹쳤습니다. 처음부터 펀딩을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하는 과정이 얼마나 의미 있고 재미있는지를 계속 보여준 콘텐츠를
뉴스레터로 보다가 "또 해보고 싶어요"라는 말에 주저 없이 돈을 냈다는 것입니다. "저는 축제장에 가지 않지만 응원하고 싶어서."
그러니 먼저 우리만의 서사를 만들고 기록하고 공유하면 클라우드 펀딩으로 넘어가는 게 자연스러워진다는 순서였습니다.
좋은 가치에 대한 후원 말고, 실험에 대한 펀딩
진행자가 결을 하나 더 갈랐습니다. 좋은 가치에 대한 후원을 요청하는 일은 이미 많습니다.
그럼에도 여기서 펀딩 이야기를 한 것은 실험에 대한 펀딩이기 때문 아니겠느냐는 것입니다.
"이 프로젝트가 얼마나 의미 있는지가 아니라 — 저희 실패할 수도 있는데요, 근데 이런 게 필요할 것 같아서 한번 이렇게 모여 봤어요, 이거 해볼까요. 그런 펀딩이면 좀 다른 결이지 않을까요."
전설처럼 남아 있는 사례로 초기 퍼블리를 들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북페어에 우리는 못 가니까 기자와 에디터가 대신 갔다 와서 리포트를 만들 건데, 펀딩해줄래요?"
— 지금 내가 너무 바빠서 못 하는 것을 저 사람들이 대신 해본다니 만 원쯤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펀딩도 의미 있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없는 건 돈이 아니라 시간 아닌가
흐름을 한 번 뒤집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우리에게 돈이 없다기보다 문제를 해결할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생각이 진짜 많이 듭니다."
필요한 액수는 참가비로도 충당되는 수준인데, 각자의 조직에서 내 시간을 얼마나 쓸 수 있는가가 계속 걸려 시도하지 못한다는 것.
그렇다면 밖에서 재원을 구하는 것보다 조직 안에서 "이걸 할 수 있게 시간을 확보해주세요"라고 설득할 공동의 메시지를 만드는 게 먼저일 수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특히 현장에 가까운 조직일수록 시간이 안 난다는 지적이 붙었습니다.
바로 그 관찰과 이어지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50명 가까이 등록했지만 중간지원·연구 쪽이 대부분이고 현장 실무자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는 것.
생태계를 같이 만들려면 그분들도 함께 고민해야 하는데 어떻게 할 수 있을까 — 그 답의 일부가 방금 나온 '시간' 이야기 같다고 했습니다.
진행자는 조직의 자기개발비처럼 "우리 조직원들은 매주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이런 걸 할 수 있다"고 협약이나 선언으로 시간을 기계적으로라도 떼어두는 방법을 상상했습니다.
그리고 자조 섞인 말을 덧붙였습니다. "다 같이 시간 낼 수 있는 게 아침밖에 없어서 조찬모임을 했는데, 뒤집어 말하면 이것까지 정례화되면 아침조차 사라지는 거죠."
② 문제 단위의 협력 — "우리가 하나의 문제를 종식한 경험이 있는가"
보드에서 공감을 많이 받은 문장이 그대로 제목이 됐습니다. 쓴 사람은 "진짜 막 던지는 얘기"라고 했지만, 그 밑에는
조직에서 일하면서 "내가 지금 무슨 문제를 해결하고 있는 거지"라는 갈망이 조금씩 남는다는 감각이 있었습니다.
제안은 구체적이었습니다. 우리가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문제 하나를 골라 처음부터 끝까지의 타임라인을 그려보자.
어떤 현상이 나타나고 무엇이 원인인지 말할 수 있는 조직부터, "우리는 얼마의 시간이 있으면 이만큼 할 수 있다"를 말하는 조직,
마지막에 재발을 예방하는 일을 말할 수 있는 조직까지 — 각자의 역량을 꺼내놓고 청사진을 벽에 그려보는 자리.
그러면 "이 문제의 이 단계에 내 역량이 쓰일 수 있겠구나"가 그려지고, 액션으로 넘어갈 때 더 적극적이게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그 워크숍을 뒤에서 받쳐줄 백본이 누구인가가 남고, 그 역할은 결국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중 일부일 텐데
백본의 역량을 우리가 함께 쌓아보는 시간도 있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연구진 — 펀딩도 실패 공유도, "무엇을 위한"의 그 무엇이 없다
연구진이 이 갈래를 가장 중요한 출발점으로 짚었습니다.
펀딩도 실패 공유도 다 현실화될 수 있지만, "그럼 무엇을 위한 펀딩이냐"의 그 무엇이 없어서 계속 현실화를 고민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연구 보고서의 제목은 '사회혁신 생태계'지만 본문은 전부 그냥 '생태계'라고만 적었습니다. 경계를 짓지 않으려는 의도였습니다.
사회문제는 우리가 정해놓은 경계를 따라 흐르지 않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펀더 역시 밖에서 자원을 넣어주는 사람이 아니라, 이 문제 해결의 내러티브 안에 들어와 우리와 같은 위계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점조직 형태로 문제를 풀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결국 협력의 문법을 바꾸자는 이야기이므로, 밑그림 작업이 오히려 가장 현실적인 방식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모두가 백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생태계에 다양성이 있어야 하듯 각자의 역할이 있고,
다만 이 시스템을 함께 볼 수 있는 눈은 같이 키워볼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진행자가 자기 뜨끔한 지점을 꺼냈습니다. "우리 이거 하는 법 다 알지 않나. 다만 우리가 안 하고 대학생들한테 하라고 하는 거지."
문제를 무엇으로 정의할지, 당사자 페르소나를 만들지 — 프로그램에서는 늘 시키는 일입니다. 그러니 각자 가지고 있는 툴킷을 들고 와서 우리 문제부터 도그푸딩 해보자는 것.
"우리가 늘 말하듯 당사자와 사건을 정하고, 이 문제를 아예 종식시켜 보는 거예요. 관심 있는 분 오세요, 하고 모여서 우리 툴로 한번 해보는 거죠."
여기에 성장 경로 이야기가 겹쳤습니다. A·B·C 세 줄기를 보며 든 생각은 이 생태계에 성장 경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요.
"이 업계에 들어오면 10년 뒤에 이런 성장의 그림이 있을 거야"라고 말해줄 수 있는가. 그게 없어서 저 세 줄기가 나오는 것 같다는 진단입니다.
그렇다면 하나의 문제를 끝장낼 때까지 해본 경험은 그 자체로 중요한 성장의 경로가 되고,
"내가 문제 하나는 끝내봤어"는 이 업계에 들어오려는 사람에게 최고의 보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진행자는 예전 '임팩트 4 제로' 컨퍼런스가 계속 뇌리에 남아 있다고 했습니다. 정말 제로로 만드는 임팩트를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사례로 나눴던 자리였다고요.
그리고 "왜 우리는 아직도 「당신은 체인지메이커입니까」를 읽고 있는가" — 업데이트된 버전이 필요하고,
그게 꼭 성공 사례일 필요는 없으며 문제를 종식하기 위해 시도한 사례를 모아보는 것만으로도 좋겠다고 했습니다.
③ 그냥 실행하자 — 클래식으로 돌아가되, 작게
가장 구체적인 실행안
이 생태계가 시작할 때 선배들은 어떻게 했을까. 그냥 커피 마시면서, 맥주 마시면서 "야 우리 멋있는 거 하나 해볼까, 임팩트 있는 거 하나 해볼까" 했을 것 같아요.
그중에 재원을 가장 많이 가진 분이 헤이그라운드를 시작해주셨겠죠. 저는 그 방법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고,
다만 지금 우리 상황에 맞게 축소해서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계산은 단순했습니다. 오늘 스물한 명쯤 오셨으니 2만 원씩만 내도 40만 원. 40만 원이면 꽤 큰 돈이고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것입니다.
법적·세무적으로 신경 쓸 것이 많지만 일단 무시하고 계모임처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 신뢰의 방법이라고 했습니다.
무엇을 할지는 이미 충분히 이야기했으니 실행만 하면 되고, 실행할 때는 역할과 범위를 나누면 된다는 것.
"우리 안에서 일단 해보고 이게 재미있으면 사람들은 돈을 내게 되어 있어요. 저거 멋있다, 재미있어 보인다, 뭔지 모르겠지만 의미 있어 보인다 — 그래도 돈을 내는 게 사람입니다."
섹터 안에 기획할 사람, 지휘할 사람, 실행할 사람, 기록해서 다음 세대에 전할 사람, 돈의 흐름을 관찰할 사람이 이미 다 있다고 했습니다.
문제는 뭉쳐서 할 시간인데 그 시간은 결국 돈으로 사야 하니, 그 40만 원을 잘 배분해 쓸 백본이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백본은 제가 하려고 이 섹터에 들어왔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면 돈이 흘러가는 언어도 만들어지고, "이렇게 해보니까 어려웠다"는 실패 경로도 만들어지고, 그러면 실패를 공유하는 자리도 자연히 생긴다는 순서였습니다.
회계 하는 사람의 실감도 붙었습니다. "회계는 거래가 반드시 생겨야만 할 일이 생겨요. 회사에서 돈을 안 쓰면 회계팀은 할 일이 없습니다."
처음엔 돈이 없으니 시간을 투입하고, 프로젝트가 커지면 돈을 써서 시간을 사고 더 많은 동료와 하는 판으로 가면 된다고 했습니다.
실제 경험도 공유했습니다. 현직자들이 모이는 모임을 시작한 이유는 "동료들이 외로워서"였고, 그 문제의식을 선배들에게 전했을 때 선배들은 기꺼이 피자를 사줬다고 합니다.
세 번을 진행하며 든 돈은 단순 계산으로 45만 원 정도.
"낼 사람 정말 많아요. 우리가 달라고 안 했기 때문에 안 주는 것일 수도 있고, 재미있어 보이는 걸 만들지 않았기 때문일 수도 있어요."
④ 세대 — 밀려난 사람들, 그리고 제로에서 시작하지 않기
'성장 경로가 보이지 않는다'는 말을 받아, 이 자리에서 나이가 많은 축이라는 분이 "그냥 선언을 하고 싶다"며 말을 이었습니다.
이 모임에 온 이유 자체가 "이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계속 익스클루드되고 있다고 느껴서, 너무 궁금해서"였다는 것입니다.
여기서는 '선배'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오가지만, 바깥에는 "나는 아직 젊으니까" 혹은 "나는 이제 너무 성숙했으니까"라며 그 자리에 서지 않는 사람들이 있고,
그들에게 자리를 열어주는 일이 중요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실제로 어떤 분이 페이스북에서 천만 원 목표로 모금을 열자
오십 대들이 계 붓듯 몇십만 원씩 크게 쏘아 금세 모였던 장면을 들었습니다.
현장 발언
이 바닥의 사람들이 이 건물 안에 그렇게 많은데 왜 다 밀어냈지.
우리 세대 아닌 사람 빼고, 요새 이 언어를 안 쓰는 사람 빼고, 영리라고 빼고 — 그러면 당연히 펀딩할 때도 좁아지죠. 계속 작아지고 있다고 느낍니다.
여기에 다른 각도가 붙었습니다. "약간 반대되는 것처럼 들릴 수 있지만, 저는 태초의 무언가와 똑같이 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라는 것입니다.
생태계가 10년 이상 흘러왔다면 그 10년 동안 무엇이 쌓였는지, 내가 인정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하고 잘 계승해서 다음 10년을 만드는 쪽을 더 고민하고 싶다는 것.
"제로에서 시작하고 싶지 않아요. 그러면 우리가 더 외로워질 것 같아요."
우리만 생태계를 고민하고 아무도 안 해줬다는 삐지는 마음이 생기지 않으려면 세대가 어떻게든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앞선 발언자도 반대되는 의견이 아니라고 화답했습니다. 선배들이 맨땅에 헤딩하며 쌓은 노하우가 사라지는 게 아깝고, 우리는 알고 싶고 저렇게 크고 싶다는 것입니다.
불쑥 찾아가 사달라고 하는 게 쉽지는 않지만 쳐내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어서 계속 시도하게 되고, 어떤 분은 "내가 어딘가에 쓰일 수 있어서 기쁘다"고 말해줬다고 합니다.
그러니 선배들이 들어올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일이 중요하고, 그때의 날것을 계승하면서 더 멋있는 모습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했습니다.
진행자가 이 모임의 홍보 채널을 공개했습니다. 헤이그라운드 보드에 한 번, 임팩트얼라이언스 채팅방에 한 번, 그리고 오렌지레터에 한 번 — 그게 전부였는데도 이만큼 모였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리에 반응할 사람들이 아직 많이 잠재해 있다는 뜻으로 읽었습니다. 그러면서
"이런 얘기 하루 종일도 할 수 있다"는 분에게 진짜로 하루 종일 판을 깔면 우리는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얻을 수 있을까, 서로 눈치 보느라 혹은 바빠서 그게 안 되고 있는 것 아닐까 하고 물었습니다.
⑤ 과정과 실패를 나누는 자리 — 댓글이 가장 많이 달린 갈래
섭외가 난감하다는 실무적 고민에서 출발했습니다. "좋은 사례를 이야기해달라"는 쉬운데 "실패하셨죠? 그 이야기 해주세요"라고 말하는 건 너무 난감하다.
그렇다고 분기·반기로 고정해두고 신청을 받자니, 한창 실패 중이거나 막 마친 사람은 그걸 스스로 정리해 말하겠다는 생각을 하기가 심리적으로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 자리는 각 조직이 각자 여는 게 아니라 생태계 차원에서, 조직 바깥에서 함께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먼저 붙었습니다.
각 조직이 돈과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 성과 이면의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여는 건 쉽지 않으니, 정기 프로그램으로 별도 조직해주는 주체가 있으면 좋겠다는 것.
사람과 판을 다 꿰고 있는 이가 "이 주제면 이 사람, 이 사람"을 불러 모으면 주제에 따라 문제 중심으로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실패'라는 말을 쓸 것인가 — 순화하자는 쪽
중간지원조직에서 일을 받아 하는 조직은 실패 보고 자체가 큰 부담입니다. 클라이언트에게 성과공유회를 하고 따로 실패를 말하면 기만처럼 느껴지는 감각도 있습니다.
그러니 과정 공유회라는 말로, 연구든 워크숍이든 교육이든 그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 방향을 선회했던 경험, 지금은 갈 수 없는 길이었다는 판단을 나누는 자리라면 마음을 내볼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시행착오는 너무 중요한 학습의 결과예요. 그게 다 모였을 때 그럼 실패를 했냐 하면,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거든요."
보고서가 성찰을 그토록 중요하게 다룬 이유도 잘했다고만 말하면 제대로 된 곳으로 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같은 결에서 왜 이 자리를 원했는지를 되짚는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서로 너무 겸손해서 각 조직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몰라 협력을 못 한다 — 그 이야기의 대안으로 나온 게 이 자리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필요한 건 각 조직이 무슨 일을 하고, 어떤 의의가 있고, 이 조직만의 고유성은 무엇이고, 못 해낸 한계는 무엇인지를 공유하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현장 발언
저희도 프로젝트를 하면서 그리는 이상향이 있는데 현실은 늘 그만큼 안 되거든요. 그러다 어떤 조직을 알게 되면
"저 조직이랑 같이 했으면 우리가 상상한 그림이 만들어졌겠다" 싶어요. 근데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모르겠고, 그 사업은 이미 지나갔고요.
그런 자리가 있으면 처음 기획할 때 먼저 문을 두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논문 포맷 비유가 붙었습니다. 완벽한 연구는 없고, 논문은 늘 "이런 이유로 연구했고, 이런 의미가 나왔고, 우리의 한계는 이렇다"는 포맷을 갖습니다.
그런데 아무도 "고작 저 정도밖에 못 했네"라고 하지 않고 "저기까지 했구나, 그럼 다음은 누구와 더 할 수 있겠다"며 인용합니다.
계속 한계를 말했는데도 인용이 쌓여 저명해지는 구조 — 그 모양을 우리 조직에서 만들고 싶은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발제비도 필요 없고, 우리 프로젝트 끝났을 때 이런 자리가 있으면 저는 신청할 것 같아요."
'실패'라는 말을 지키자는 쪽
그 글을 쓴 사람이 이유를 밝혔습니다. 두 분의 고민에 공감하면서도 그럼에도 굳이 실패라고 써야 했다는 것입니다.
저런 모임이 문화를 바꿀 수 있고, 어쩌면 자본의 색깔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장 발언
실패를 과정이라고 볼 수 있는 문화를 만들려면, 실패를 실패라고 말할 수 있어야죠.
아버지를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어야 생태계가 멀쩡한 거 아닌가. 왜 자꾸 실패인데 실패라고 말하지 못하나 —
결국 클라이언트에게 '우리 이거 잘했어요'라고 말해야만 하는 구조 안에서 일하기 때문 아닌가요.
자기 돈으로 '비영리 조직의 사망 해부학' 연구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이어졌습니다. 용어를 일부러 자극적으로 골랐다고 했습니다.
"비영리 조직이 사망했으니 나는 부검하겠다." 왜 많은 조직이 사라지는데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고 잘나가는 것만 벤치마킹하는가.
그리고 하다가 깨달은 것이 있었다고 합니다. "내 돈으로 하는 연구니까 이거 안 끝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 연구에는 끝이 있어야 할까 — 돈 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끝내야 하는구나. 결과를 내야 하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이구나."
카이스트의 실패 자랑대회를 예로 들며, 그것이 자랑이라기보다 인식을 바꾸는 문화를 만드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1년 단위 사업비, 정해진 간접비 비율 안에서는 늘 시간이 없고 개인의 성장에 투자할 여력이 없어 소진되고,
개인이 못 견디면 개인이 떠나는 구조일 뿐 생태계는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니 몇 년은 실패의 과정을 통해 배우고 성숙해야 임팩트가 조금이라도 나온다는 인식을 스스로 만들어가야 하는 변곡점에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였습니다.
왜 공유하는가 — 개인의 실패로 남지 않기 위해
목적을 다시 묻는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각자 결과를 내려고 정말 분투하는데, 그 안의 실패가 개인의 실패로 바라보이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다는 것입니다.
구조의 실패로 볼 수 있는 지점은 없을까.
누군가 걸어가다 장애물을 발견하고 돌아섰다면 그 정보가 축적되어 "저 길은 나는 안 가야지"가 되기도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모두가 같은 장애물에 반복해 부딪히고 있다면 그 장애물을 치우는 것 자체를 문제로 삼는 관점이라는 것.
"어떤 점에서 우리가 협력해야 하는가를 발견하기 위해 실패 공유가 솔직하게 많이 일어났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수준의 지식이어야 하는가. 시작은 가볍고 기존 회고와 비슷할 수 있지만, 생태계 차원의 지식으로 기능하려면
"어떤 실패를 했는가"를 넘어 "왜 그 실패가 일어났는가"에 대한 구조적이고 심층적인 이해를 쌓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 원형이 되는, 정교한 지식 — 그게 생태계에 비어 있는 부분 아니냐고요.
그런 지식을 만드는 일에는 시간과 돈이 드니 장기적으로 지원할 인프라가 필요하고, 동시에 그 과정 자체가 조직 내부에 굉장히 큰 학습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실패했어요 하고 신세 한탄하는 수준이 안 되려면 깊이 봐야 하잖아요. 조직적으로도, 생태계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스타트업 씬과의 비교도 나왔습니다. 거기서는 선배 창업가가 후배에게 자기 실패 과정을 전하는 게 아주 자연스럽고,
그 목적은 경험을 공유해 그 사람이 선택할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돌을 만났을 때 피할지, 깨뜨릴지, 넘어갈지 선택할 수 있게 기록을 남기는 역할.
그러니 파격적인 실패 공유가 아니어도 "다음을 위해 고민한 자료"로서 쓸모가 있으면 많은 사람이 납득할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익명인가 실명인가
진행자가 스스로 "좋은 아이디어는 아닐 수 있는데"라며 음성적인 공간을 꺼냈습니다. 실패 공유는 조직적으로 부담이 되니,
조직 이름도 직책도 떼고 폐쇄적인 모임 안에서만 서로 터놓는 자리도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것입니다.
"블라인드의 힘도 분명히 있다고 생각해요. 생태계를 볼 때 더러운 벌레라고 하는 것들이 사실 밑에서 서로 전달하며 생태계를 건강하게 하는 요소이기도 하니까요."
스스로 "너무 위험한 생각"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곧바로 경험이 붙었습니다. 인터뷰 스물두 명을 하며 여기 있는 사람들이 다 아는, 겉으로는 완벽한 조직에 대해 내부 구성원이 퇴사 후에야 한 이야기 —
익명을 철저히 보장하지 않았다면 들을 수 없는 이야기였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위험하다는 것도 동감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구글의 '공동묘지'를 예로 들었습니다. 하다가 안 되는 걸 버려두고 누구나 갖다 쓰라고 공개하는 것.
그러면 다음 사람이 여기까지 온 경로를 줄이고 그 지점부터 빌드업할 수 있습니다.
"인간이 높은 산을 정복한 건 베이스캠프가 점점 높아져서예요. 처음엔 천 미터에서 출발해 8천을 못 갔는데, 지금은 4천·5천에서 출발하니까 가는 거죠."
반론도 분명했습니다. 실패를 자유롭게 말하는 영역은 기술 중심이라 평가가 아니라 사실을 공평하고 투명하게 보여주는 일이 되는데,
우리 안에서 실패를 말하는 데는 가치 평가가 들어간다는 것입니다.
거기에 익명성이 붙는 순간 남 탓의 상황이 되면서 문화가 더 나빠지지 않겠느냐는 우려였습니다.
주어를 바꾸자 — "조직은 조직이고, 나는 나의 실패야"
조직은 나와 다른 존재입니다. 그런데 남의 이야기를 하려니 불편한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익명화를 하는 것보다 그냥 내가 나의 이야기를 하는 게 더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가면을 쓰는 게 아니고 — 조직은 조직이고, 나는 나의 실패야, 라고 말할 수 있을 때 더 건강한 모습이 될 것 같아요."
그런 문화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이 생태계에 들어오려는 주니어에게는 "저렇게도 할 수 있구나"가 되고, 다른 업계와 다른 매력 포인트가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문화를 바꾸는 일, 실패를 실패라고 부를 수 있게 해주는 일은 임팩트얼라이언스 같은 곳이 해줄 수 있는 몫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이름이 중요하다고요. "각자의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자리에 사례 공유를 해달라고 하면 응할 것 같은데, '실패 콘서트'라고 하면 안 할 것 같아요."
『크래프톤 웨이』에서 읽은 문장도 공유했습니다. "그는 실패의 예방보다 회복을 강조했다 — 위험을 예방하는 것보다 실패가 발생했을 때 회복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게 더 중요하다."
현장에서는 큰 조직이 어떻게 하는지 알려달라는 요청이 끊이지 않는데, 그 조직의 실패는 들리지 않으니 계속 신격화됩니다.
그래서 실패 공유의 목적은 결국 회복탄력성을 기르는 일이라는 정리였습니다.
연구진이 마지막 결을 더했습니다. 일부는 공감하지만 일부는 다르게 본다며, 이 자리가 개인의 자조 모임으로 끝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해부학이라는 표현이 적절하다고 생각한 이유 — 부검하는 마음으로 낱낱이 봐야 반복적으로 실패가 일어나는 구조적 원인을 짚을 수 있고,
그래서 투명해야 하며 조직의 이름을 걸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자본의 논리 같은 구조를 발견하고 판을 바꿀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고, 나아가 프리모템 — 반복되지 않기 위한 사전 부검의 마음으로 새 프로젝트를 볼 수 있다는 것.
개인의 회복탄력성을 위한 단계와 구조의 문제를 다루는 단계, 두 가지가 다 필요하다는 정리였습니다.
여기에 지도부터 그리자는 제안이 얹혔습니다. 실패나 껄끄러운 이야기가 잘 드러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우리 스스로 이 생태계에 누가 있고 어떤 판이 있는지에 대한 정의가 각자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지원 조직은 여기, 문제를 푸는 조직은 여기 —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하나의 공론화된 맵에서 시작하면,
내가 이 판에 있다는 것이 인지되고 그때 껄끄러운 이야기도 조금은 안정되게 풀어놓을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남은 질문들
다섯 회차를 마치며 다음 자리로 넘긴 것들입니다.
누가 소집할 것인가 — 문제 단위의 협력이든 과정 공유회든, 청사진을 뒤에서 받쳐줄 백본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혹은 백본의 역량부터 함께 쌓을 것인가
어떤 문제로 시작할 것인가 — "우리가 하나의 문제를 종식한 경험이 있는가"에서 출발한다면, 첫 문제는 무엇인가
'실패'라는 말을 쓸 것인가 — 문화를 바꾸려면 실패를 실패라 불러야 한다는 쪽과, 시행착오·과정이라 불러야 사람들이 나온다는 쪽 사이에서
익명인가 실명인가 — 익명을 보장해야 들리는 이야기가 있고, 익명이 붙으면 남 탓이 되는 위험이 있다. "조직은 조직이고 나는 나의 실패"라는 제3의 답은 실제로 가능한가
결과보고서 이상의 지식은 어떤 형식과 수준이어야 하는가 — 그 지식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과 돈은 누가 대는가
없는 것은 돈인가 시간인가 — 조직 안에서 "이 일을 할 시간을 확보해달라"고 말할 공동의 메시지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
현장 조직은 어떻게 함께할 것인가 — 등록자의 대부분이 중간지원·연구 쪽이었다
선배들이 들어올 자리를 어떻게 열 것인가 — 세대와 영역의 경계를 좁히지 않으면서
생태계 지도를 먼저 그릴 수 있을까 — 누가 있고 어떤 판이 있는지 모두가 공감하는 맵에서 시작한다면
프로젝트 너머의 방식은 무엇인가 — 협력을 이야기하는 자리조차 프로젝트의 문법으로만 상상하고 있지는 않은가
마무리 — 오늘이 마지막이지만, 시작되는 날
함께한 곳들의 회고
진저티프로젝트(연구팀). 보고서 작업은 이 생태계에 있는 감각을 언어화하고 질문을 던지는 작업이라고 생각했고,
그 질문에 다른 사람들이 각자의 경험으로 어떻게 답하는지 궁금했는데 그 첫 스텝이 된 것 같아 좋았다고 했습니다.
"오늘이 마무리의 날이지만 뭔가가 시작되는 날이잖아요."
연구를 함께한 다른 목소리도 덧붙였습니다. 연구도 새로운 경로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저희 연구를 딛고, 혹은 부정하고 새로운 연구가 계속 나오고 실험이 반복되고 거기서 만들어진 경험이 지식이 되었으면 좋겠다 —
"저희 연구가 시작점 역할은 할 수 있어도 종착점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루트임팩트. 이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를 더 많은 사람이 볼 수 있게 후속 콘텐츠를 만들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보고서나 모임을 홍보하는 자리가 아니라, 이 경험이 어떠했는지, 이걸 기반으로 무엇을 더 하고 싶은지, 무엇이 발견됐는지 — 협력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담는 콘텐츠.
한 사람이 아니라 릴레이 인터뷰 같은 형식을 아이디어로 꺼냈습니다.
나이오트(운영)."제가 제일 확실하게 안 건, 아침 8시가 블루오션이라는 것."
힘들지만 의미가 있다면 모일 수 있는 자리가 된다는 것, 그리고 아침 8시에서 10시까지는 공간 대관이 아직 무료라는 것도 큰 발견이었다고 했습니다.
"이런 판이 계속 많아지면 좋겠고, 누구든 판을 열고 싶은데 지원이 필요하면 저희도 같이 돕겠습니다."
이어질 세 갈래 — 오늘은 안내까지만
1 임팩트 공론장 후속모임
주제·시기 미정
이번 다섯 회차가 연구 콘텐츠를 재료로 여는 공론장이었다면, 그 자리를 다음 시즌으로 잇는 갈래입니다.
재료는 이미 쌓여 있습니다 — 보드 하단 '더 이야기해야 할 주제들'에 오늘도 남겨주세요.
2 임팩트 생태계 리서치 스프린트
아이디어 단계
모임에서 나온 토픽을 연구 주제로 걸고, 생태계 구성원이 직접 그 주제의 연구자가 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나온 연구는 다음 공론장의 재료로 되돌아옵니다. 재원과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3 솔루션 구조화 후속 모임
신청하시는 분에 한해
떠오른 생각을 솔루션으로 구조화하는 자리입니다. 문제 해결 가설을 세우고 프로토타입을 계획하는 연구 설계와 사실상 같은 작업이라,
구조화까지 해두면 아이디어를 넘길 때 받는 쪽이 훨씬 멀리 상상할 수 있습니다.
이 모임의 몫은 여기까지
이야기를 모으고 · 아이디어로 언어화하고 · 함께할 사람을 잇는 데까지입니다.
아이디어를 프로젝트로 굴리는 일은 이미 그 일을 잘하고 있는 곳에 아이디어와 명단을 함께 넘깁니다. 넘길 곳은 정해지면 먼저 알려드립니다.
함께할 사람 잇기
함께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있으신가요
다섯 개의 ‘해보자’ 가운데 진짜 프로젝트가 되면 함께하시겠다는 것에 이름을 남겨주세요.
여기서 팀을 확정하지는 않습니다 — 아이디어와 함께할 사람만 또렷하게 남기고, 굴리는 일은 이미 그 일을 하고 있는 곳으로 넘깁니다.
그날 자리에 못 오셨더라도 좋습니다.
여기 실린 이야기들은 현장 보드에 실제로 올라온 글이고, 지금도 이 자리에서 공감순으로 살아 움직이고 있습니다.
기록을 읽고 든 생각·소감·다른 관점을 아래에 바로 이어 적어주세요.
남긴 글은 5회차 보드에도 함께 뜨고, 이어질 자리를 기획할 때 이 이야기들을 재료로 씁니다.
못 오셨던 분도, 다시 떠오른 생각이 있는 분도 환영합니다.
💬 이어지는 이야기
기록을 읽고 드는 생각·소감·다른 관점을 남겨주세요. 현장에서 오간 이야기와 같은 곳에 모입니다. 못 오셨던 분도, 다시 떠오른 생각이 있는 분도 환영합니다.